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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륜 실종신고 합니다

연초부터 모국에서 아들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사건 소식이 들려왔다. 부모들은 살해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수년간 자식의 시신을 냉장고에 보관하고 훼손까지 했다고 하니 굳이 살해여부를 밝히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처음 이소식을 접했을 때는 간혹 어쩌다 한번 일어나는 드문 사건 또는 사이코 패스 부모들이 저지른 엽기사건이라 치부하며 분노는 일었지만 그다지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큰 오산이였다. 채 보름도 지나지 않아 여중생 시신이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다시한번 지난 시신 유기 사건과 함께 각종 언론사 뉴스를 거의 빼놓지 않고 꼼꼼히 살폈다.
그제서야 분노를 넘어선 알 수없는 복잡한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개인적으로 기독교의 ‘원죄론’과 순자의 ’성악설’에 동의하지 않지만 기자의 생각이 틀렸는지 모르겠다.
과연 무엇이 인간으로 하여금 ‘천륜’도 끊게 만드는 것인가. 요즘 세상에 ‘천륜’이라는 말이 존재는 하는 것인가.
이번 소식을 접하면서 가장 먼저 몸서리 치게 만든건 주변과 사회의 지독한 무관심이다. 훼손되고 미라가 된 아이가 수년후에나 발견됐다. 학대나 폭력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주위의 그 누구하나 학교나 경찰에 알리지도 않았으며 가족 친지들도 아이들이 사라지거나 한 것에 의심을 품지 않았다.
설사 옆집에서 아이가 맞는 소리가 나거나 어느날 부터 아이가 보이지 않고 부모의 행동이 수상쩍어진 것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극에 달한 개인주의와 이기심에 얼마전 아이를 가진 기자로서는 앞으로 이 아이와 함께 헤쳐나가야할 세상이 너무나 차갑고 힘들께 느껴졌다.
아마 이 같은 상황을 비춰볼 때 (제발 그렇지 않고 비약이길 바라지만) 장기 결석을 하고 있는 어린 아이들이 이같은 비극의 주인공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을 것이다.


어느 시대 어느 환경에서건 이런 괴물들은 항상 존재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할 일은 이 괴물들을 먼저 찾아내고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항상 관심어린 시선으로 지켜보고 재앙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다.
또한 이같은 가정폭력과 아동학대 사건에서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 것이 가해자들의 어린 시절 학대 경험, 불우한 가정환경을 거론하는 소위 ‘원인론’이다. 자신은 본래 그런 사람이 아니지만 주위환경에 의해 변화 됐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범죄자들이 자신들의 면피를 위한 변명일 뿐이다. 학대받고 자란 모든 사람들이 자라서 똑같은 짓을 반복하는 것도 아니며 어린 시절 맞고 자란 경험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며 다짐 또 다짐 하며 자녀를 키우는 경우도 주위에는 너무나 많다.
사람은 자기가 목적하는 방향에 따라 변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변화가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자아 성찰하고 비판할 수 있는 용기와 노력 그에 밑받침 되는 도덕적 책임감이 바탕에 깔릴 수 있도록 사회적 환경과 관심이 필요하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간혹 자녀를 살해하는 경우가 종종있다고들 한다. 유아 살육으로 성장기간이 긴 자식을 헤쳐 자식을 기르면서 발생할 수 있는 과중한 체력저하와 수명 단축을 방지하는 것이다.
인간들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힘들다고 돈이 없고 못 배우고 학대 받고 자랐다고 자식을 헤치고 또는 부모를 헤친 다면 인간 역시 동물과 다를 바 없이 생존과 생식의 삶만을 위한 단순한 한 개체군에 불과할 것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르기 위해선 욕심과 방관을 가장 먼저 줄이고 개인 더 나아가 가정에서 부터 도덕심과 인간다운 정서를 회복해야 한다.








전승훈 기자 hun@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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