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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폐쇄 문화'가 가정폭력 키운다

"집안 소리 담 넘어가면 안돼" 고정관념이 문제
배우자 폭행 등 벌어져도 처음에는 신고 꺼려

뉴저지주 펠팍경찰서 체포 건수 60%가 한인들
뉴욕가정상담소도 상담 건수 71%가 가정폭력


한인 가정 특유의 폐쇄적인 문화가 가정폭력의 피해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뉴욕 일원 한인 밀집지역 관할 경찰에 따르면 상당수 한인들이 배우자 폭행 등 가정폭력 혐의로 체포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정작 신고는 폭행 피해가 수차례 반복된 뒤에 이뤄지고 있다.

이같이 한인들이 신고를 하지 않는 이유는 “참고 살아야 한다” “우리 가족 얘기가 밖으로 나가는 것이 싫다”는 등 한인들의 고정관념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송보람 정신건강 상담가는 “한인들은 가정 내부의 문제가 타인에게 드러나는 것에 대해 극도로 꺼려하는 경향이 짙다”며 “도움을 받기 보다는 치부를 숨기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를 키우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뉴저지주 한인 밀집지역 팰리세이즈파크 경찰에 따르면 연간 가정폭력과 관련된 신고 전화가 120건 정도 접수되는데 이 가운데 50%는 실제 체포로 이어지고 있다. 또 체포되는 가해자 가운데 60%는 한인이지만 이들 대부분이 가정폭력 전례를 갖고 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팰팍 경찰 숀 이 형사는 “체포되는 한인과 그 가족들을 조사해보면 상당수가 과거에도 폭행 등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한인들은 절대로 처음부터 신고하지 않고 반복적인 피해로 어쩔수 없는 상황에 처해져야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뉴욕과 뉴저지의 한인 상담소 통계에서도 이러한 한인 가정폭력 사례가 늘고 있는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 뉴저지 지역의 AWCA 가정상담소가 지난 8월 발표한 상반기 통계에 따르면 가정폭력 상담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뉴욕가정상담소의 경우 올해 1~6월까지 실시된 상담 건수 총 1253건 가운데 가정폭력이 70.6%(885건)를 차지했다. 심지어 가정폭력의 피해를 상담하는 남성의 사례도 8.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러싱 관할 109경찰서 가정폭력전담반 제니퍼 김 경관에 따르면 플러싱에서도 지난해 총 269명이 가정폭력 혐의로 체포됐다. 김 경관은 한인 체포 비율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는 밝히지 않았으나 “부부간 가정폭력뿐만 아니라 애인이나 자매, 부모 등이 관련된 다양한 유형의 가정폭력 사건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며 “한인 커뮤니티는 유교적 문화 때문에 가정폭력을 신고하는 것을 부끄러운 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러한 가정폭력이 원인이 돼 이혼까지 하는 한인 사례도 많은데 물리적 폭행뿐 아니라 정신적 박해도 가정폭력의 범주에 속한다는 것이 한인 변호사들의 설명이다.

송주연 변호사는 “배우자의 심각한 도박과 음주도 정신적 폭력에 해당된다”며 “쉬쉬하는 한인 특성상 지속적으로 구타를 당하는 피해부터 사망 직전까지 간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성동현 변호사는 “가정 불화를 겪는 한인 가정은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주류사회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소상인들의 체감 경기는 현재 무척 안 좋아 이러한 상황이 가정으로까지 번지며 가정폭력으로 이어지고 있고 의뢰자의 95%가 합의이혼으로 갈라서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찬 기자/ shin73@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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