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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한국 토종 구상나무 미국서 자란다

'흥남 철수' 주역 레너드 라루 선장 안식처
뉴저지주 세인트폴 수도원에 2009년 이식
수도원 측 "영어 명칭인 'Korean Fir' 통해
크리스마스 트리 구입 미국인에 한국 알려"


뉴욕시에서 서쪽으로 약 60일 마일 떨어진 곳에 있는 뉴저지주 뉴튼(북위 41도.해발 250미터)의 세인트폴 수도원. 이곳에는 한국에서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구상나무 500여 그루가 자라고 있어 보는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겨 주고 있다.

소나무과 전나무속에 속하는 상록침엽수인 구상나무는 전 세계에서 한국에서만 자생하는 고유종이자 희귀종이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인해 한라산.지리산 등지에서 자생하는 구상나무가 집단으로 말라죽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구상나무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했다.

위기 속의 구상나무가 태평양 건너편 조용한 수도원에서 생명을 키워 가고 있는 것. 더욱이 구상나무 5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는 세인트폴 수도원은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6.25전쟁 때 '흥남 철수'의 주역으로 꼽히는 레너드 라루 선장이 묻힌 곳이 바로 이곳. 그는 전쟁 후 이곳에서 평생을 수도사로 살다가 2001년 10월 87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 이 수도원에서는 한인 수도사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재정난으로 폐쇄 위기에 처했던 수도원을 한국의 왜관수도원이 운영을 맡아 되살렸기 때문. 라루 선장이 사망한 2001년부터 한국인 수도사가 이곳에서 생활하며 부흥을 이끌고 있다.

수도원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잘라 구입할 수 있는 곳으로도 이름 높다. 수도원이 재정 마련을 위해 크리스마스 트리를 팔고 있기 때문. 이곳에서 구상나무를 포함해 4만여 그루의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이유다.

수도원 측은 지난 2009년 구상나무 묘목을 구입해 심었다. 나무를 관리하는 오드리 이 신부는 "새롭게 심을 품종을 조사하던 중 구상나무의 영어 명칭인 'Korean Fir(한국 전나무)'를 보고 심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트리를 사러 오는 미국인들에게 한국의 나무를 알리고 싶었다"며 "수도원을 찾는 이들에게 구상나무를 꼭 소개한다"고 말했다.

구상나무는 1900년대 초 유럽 학자가 한라산에서 채집해 해외로 반출했다. 이후 외국에서 품종 개량을 거쳐 장식용 나무나 크리스마스 트리 등으로 각광받고 있다. 한국 고유종인 구상나무가 뉴저지주 내륙에서 자라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백영현 1492그린클럽 대표는 "한국에서는 구상나무 보존 활동이 한창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에서 수백 그루의 구상나무가 자라는 광경을 볼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며 "수도원에 따르면 병충해 방지약을 치는 것 외에 특별한 관리 없이 잘 자란다고 한다. 미 동부를 가로지르는 애팔래치아 산맥에 한국 고유종인 구상나무가 더 많이 퍼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서한서 기자 seo.hanse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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