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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의 '니드 블라인드' 정책, 제대로 알고 활용하자

노준건
학자금재정전문가
'교육과미래' 대표

노준건의 학자금 칼럼
저소득 가정 학생에 혜택 주는 정책
한인 학부모들 오해 많아 불신 팽배
'니드 어웨어'로 실질적 도움 주장도


미국 대학의 입학사정에는 학자금 보조와 관련되어 '니드 블라인드(Need-Blind)'라는 정책이 있다. 이와 반대되는 정책은 '니드 어웨어(Need-Aware)' 또는 '니드 센시티브(Need-Sensitive)'라고 한다.

니드 블라인드 정책은 학생의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학자금 보조를 신청해도 입학사정에서 전혀 불이익을 받지 않는 정책이다. 쉽게 말하면 입학과 학자금 보조 신청과는 무관하다. 반대로 니드 어웨어 또는 니드 센시티브라는 정책은 학자금 보조를 신청할 경우 학생의 입학 당락에 영향을 주는 정책이다.

현재 약 50개의 명문 사립대학들이 니드 블라인드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그런데 이 니드 블라인드 정책에 대해 여러 가지 오해들이 발생하고 있음을 필자는 보고 있다. 특히 한인 부모들은 이 정책에 대해 잘 믿지 않는 듯하다. 대학에서 어떻게 학비를 다 내겠다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똑같이 다루겠느냐는 잘못된 편견을 갖고 니드 블라인드 정책을 의심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최근 미국 리버럴아츠 대학 중 20위 상위권에 있는 그린넬칼리지(Grinnell College)의 레이몬드 킹톤 총장이 타임지에 기고한 글이 이러한 한인 부모들의 의심을 어느 정도 풀어줄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그린넬칼리지는 현재 니드 블라인드 정책을 채택하고 있는 명문 사립대학 중 하나인데 킹톤 총장은 앞으로 대학들은 니드 어웨어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고 역설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미국 명문대학에서 채택하고 있는 니드 블라인드 정책이 학자금 보조가 절실하게 필요한 저소득층 출신 학생들에게 더 이상 유익하게 적용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려면 니드 어웨어 정책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킹톤 총장이 왜 이런 주장을 하게 되었는지 살펴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이전보다 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어 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저소득 가정 자녀가 아무리 똑똑해도 부유한 가정의 자녀들을 점점 따라갈 수 없게 되어 가는 추세다. 다시 말하면 명문 사립대학에서 학생을 뽑는 방법이 학생의 성적 이외에 과외활동과 리더십 등 여러 가지 다른 요소들을 많이 고려하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풍족한 재정적인 뒷받침을 받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스팩을 만들어 놓은 부유층 가정의 자녀들이 부모로부터 이러한 재정적 뒷받침을 받지 못하고 자수성가하는 저소득 가정 자녀보다 훨씬 유리하게 입학 허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현재 명문 대학에서 차지하는 저소득 가정 출신 학생의 비율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저소득층 학생들의 입학 비율이 적어지고 있는 실태만을 보고서 겉으로는 니드 블라인드라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학자금 보조를 신청한 저소득 가정 출신 학생에게 입학사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사실은 일대일로 붙었을 때 성적이나 과외활동 리더십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저소득 가정 출신 학생들이 부유층 가정의 학생들에게 점점 밀려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종 다양성을 위해 전통적으로 차별을 당해 왔던 소수계 인종이 대학 입학에서 차별을 당하지 않고 오히려 우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965년에 도입해 채택하고 있는 소수계 우대정책처럼 미국의 명문 대학들은 저소득 가정학생들을 어느 정도 적절한 비율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이 학생들을 더 입학시키기 위해서는 학자금 보조를 신청한 학생들에게 입학사정에서 오히려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했던 것과는 반대로 가산점을 주어 더 우대를 할 필요성이 있으며 이러한 시기가 벌써 다가왔다는 것이 킹톤 총장의 주장이다.

이를 위해서 학자금 보조를 신청한 학생에게 입학사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니드 어웨어가 아니라 반대로 오히려 '혜택을 주는' 니드 어웨어 정책을 하루 빨리 채택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세상은 참 빨리도 변해가고 있다. 우리의 상식을 넘어서는 일들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도 우리가 갖고 있는 생각과 고집에 묻혀 뒤처지는 경우가 많다.

세상에서 학비가 제일 비싼 반면 학자금 보조정책이 가장 잘 되어 있는 미국 대학에 자녀들을 보내야 하는 한인 부모들이 보다 현명하게 학자금 보조정책을 이용하여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718-281-4888 Finaid5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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