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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나눈 2분간의 대화…내 인생의 방향 정했다"

아버지 이름 딴 '이창환 기념 아카데미 역사 강좌' 개설
버겐커뮤니티칼리지 이길주 교수
2월 4일부터 KCC 한인동포회관서 강의

이길주 버겐커뮤니티칼리지 역사학과 교수가 오는 2월 4일부터 '이창환 기념 아카데미 역사 강좌: 미국의 정체성을 찾아서'란 강좌를 KCC(한인동포회관.회장 마계은)에서 시작한다.

강좌명에 있는 '이창환'이란 이름은 이 교수의 아버지다. 이 교수는 지난해 9월 8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이름을 딴 강좌를 시작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1975년 미국으로 이민 온 아버지는 매우 평범하신 분이셨습니다. 신문사 용어로 '제목'이 나오지 않는 삶을 사셨습니다. 청소부로 일하면서 모은 약간의 돈을 바탕으로 캔디 스토어를 여셨고 그러다 매장에 불이 나서 결국 은퇴를 하셨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사신 아버지이지만 제게는 지금의 길로 이끌어주신 분이십니다. 부족한 지식이지만 이제는 한인사회를 위해 써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버지를 기념하는 강좌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 교수는 "예전 보통의 한인 가정처럼 아버지와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는 일은 상상하기 힘들었지만 대학 진학을 눈 앞에 두고 아버지가 먼저 건넸던 2분간의 대화가 인생의 방향을 정해줬다"며 "여타 1세 부모와는 달리 자격증을 따는 공부 말고 '철학'이나 '역사'를 배워 보라고 권했다. 이 조언이 역사학자의 삶을 살도록 이끌었다"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아버지는 항상 공부에 목말라했다. 이 같은 한인들이 주변에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돕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배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지식기부인 셈이다.

강좌는 올해부터 새롭게 오픈한 뉴저지주 테너플라이에 있는 KCC 회관(100 그로브스트릿)에서 열린다. 한인사회의 기부를 바탕으로 지어진 회관에서 성인들을 위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강좌는 다음달부터 매주 수요일(오전 10시~오전 11시30분)마다 총 12주간 열리며 ▶청교도 정신 ▶영국 식민지로서의 미국 ▶독립선언의 의미 ▶헌법의 사상과 민주주의 ▶미국의 정체성 ▶미국 원주민의 삶 ▶노예제도의 형성과 사회갈등 등의 주제가 다뤄진다.

이 교수는 "미국의 역사는 한민족의 양극 정서를 자극하는 부분이 있다"며 "기독교의 청교도 정신을 실현을 배경으로 하는 나라이면서도 원주민을 학대하기도 했다. 인권 보호를 최고의 가치로 삼았지만 노예제도가 고집됐고 오늘날까지 소수민족에 대한 차별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양면적인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면 한인들이 이 땅의 주인으로 사는 데 더욱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며 "아버지와 같이 배움에 목 마른 한인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좌는 KCC회원들은 무료이며 비회원은 회당 10달러의 비용을 내야 한다. KCC 회원 연회비는 100달러다.

이 교수는 '이창환 기념 아카데미'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역사 강좌로 시작하지만 언어.문화 등 다른 사회과학 분야로 공부의 영역을 확대하고픈 꿈이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201-541-1200(교환 121).

서한서 기자/ hse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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