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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종일씨 “내 영향 받은 작품” vs 스탄 형제 “오래 전 구상”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0/05/07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0/05/06 18:24

메트뮤지엄 대나무 설치작 '표절' 공방

지난달 27일부터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의 캔터 루프가든에서 전시 중인 더그와 마이크 스탄 형제의 대나무 설치작 ‘백 뱀부(Big Bambu: You Can’t, You Don’t, and You Won’t Stop)’를 두고 두 미술가(팀)가 맞붙었다. 마종일씨와 스탄 형제, 이들은 한때 피고용자와 고용주의 관계였다.

마씨는 “나의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으니 마땅히 크레딧 줄 것”을 주장하고 있으며, 스탄 형제는 “오래 전에 구상한 작품이며 우리 고유의 것”이라고 본지에 입장을 밝혔다.

마종일씨가 2009년 8월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에서 선보인 대나무설치작 ‘이제 너는 뛰어야해, 뒤돌아 보지마(Now, You Have To Run, Don’t Look Back)’.

마종일씨가 2009년 8월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에서 선보인 대나무설치작 ‘이제 너는 뛰어야해, 뒤돌아 보지마(Now, You Have To Run, Don’t Look Back)’.

더그와 스탄 형제가 지난달 27일부터 메트로폴리탄뮤지엄 루프가든에서 선보이고 있는 대나무 설치작 ‘빅 뱀부'. 전시는 10월 31일까지. [AP]

더그와 스탄 형제가 지난달 27일부터 메트로폴리탄뮤지엄 루프가든에서 선보이고 있는 대나무 설치작 ‘빅 뱀부'. 전시는 10월 31일까지. [AP]

메트로폴리탄 뮤지엄도 ‘빅 뱀부’에 대한 소견을 보내왔다. 3년 전 미 작가의 서랍 설치작 ‘홍수의 벽’에 대해 저작권 침해를 제기했던 뉴욕 미술가 조숙진씨도 스위스에서 경험자로서 의견을 전해왔다. ‘빅 뱀부’를 보는 4명의 주장과 시각을 소개한다.

마종일(49)씨=나는 2001년부터 설치미술을 발전시켜왔다. 2006년 광주뮤지엄 오픈 스튜디오와 광주의 ‘아트 인 시티’ 프로젝트에서, 2007년 담양에서도 대나무 설치작을 선보였다.

2008년 소크라테스 조각공원 오프닝 이후 스탄 형제들이 갑자기 대나무 설치작을 시작했다. 사진이나 이와 관련된 설치작품, 플렉시글래스 박스, 라이트박스 설치작이 고작이던 전 작품과 다른 설치작이었다. 내가 8년 동안 스탄 스튜디오에서 일하면서 직·간접적으로 나의 작품 이미지를 접한 그들이 나의 독특한 작품에 영향을 받아 진행했음이 분명하다.

스탄 형제는 2008년 9월부터 대나무 설치작을 시작했고, 그해 말 이미지를 만들기 시작했다. 2009년 5월 내게 액자(frame)를 만들어달라고 주문했을 때 조심스럽게 이의를 제기했다. “나보다 훨씬 많은 경제적 이점, 인맥, 출판물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면 내 작품세계는 치명적이기 때문에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1개월 후 난 경제적인 사유로 해고됐으며, 그들은 업스테이트 비컨(Beacon)으로 이사, 막대한 투자로 대나무 설치를 발전시키고 있었다. 지금 나는 그들의 영주권 스폰서를 받고 있으며, 개인 비즈니스를 하면서 그들의 프레임 제작을 하청받고 있다.

조숙진씨

조숙진씨

이번 전시는 나의 앞날을 무참하게 짓밟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내가 그들에 앞서 이런 설치작품을 해왔다는 것을 알릴 것이다. 그들이 대나무 설치를 어떤 식으로 포장해서 이야기한다 해도 이 설치작이 갖고 있는 원초적인 미학은 누가 봐도 나에게서 영향을 받았다.

스탄 형제(48)=이 같은 주장은 모든 사람을 당황시키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논평할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마종일씨는 2001년부터 2009년까지 우리의 브루클린 스튜디오에서 풀타임 프레임 제작자로 일했다.

지난해 우리가 스튜디오를 비컨으로 이사했지만, 그를 파트타임 프레임 제작자로 계속해 고용했다. 그동안 우리는 그의 개인적인 삶과 예술가로서의 작업 등 상당히 지원했다. 우리는 앞으로도 그가 잘 되기를 바란다.

지난 25년 이상 미술가로서 작업을 해온 만큼, 우리 작품의 기본적인 주제가 상호의존성, 연관성, 성장, 진화 및 변화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우리 작품은 항상 목재를 구부릴 뿐만 아니라 파이프를 서로 맞물린 동적인 조각들로 구성된 거대하고, 조각성이 있으며, 환경적인 형태를 취해왔다.

더 나아가 아시아 문화라는 주제와 소재는 우리의 미술에서 인정된 부분이기도 하다. 또한 대나무는 우리 둘 다 사용하고 있는 단순한 매체다. 미술가들은 언제나 자유롭게 대나무를 사용해왔으며, 또 항상 사용하게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빅 뱀부’의 꿈은 오래 전에 시작됐으며, 작품으로 현실화하게 될 구체적인 계획은 2006년 시작됐다. 우리 작품의 사적인 발전과정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동안, 2007년 여름 마씨가 자신의 첫번째 대나무 설치작을 계획 중이라고 알려왔다. 당시 마씨는 우리가 오랫동안 거대한 대나무 설치작품을 계획해왔었다는 것도 잘 알게 됐다.

사람들이 우리의 작품에 대해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인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성장하는 자가지원의 유기체’라는 특성은 마씨의 주장에선 문제로 제기되지 않았다. ‘빅 뱀부’는 스스로 말하고 있다. 마씨는 자기 주장의 장점에만 확신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주장이 사실로 되지는 않는다. 우리의 작품은 우리만의 것이다.

메트로폴리탄 뮤지엄=메트로폴리탄뮤지엄은 ‘빅 뱀부’를 소개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지난 몇개월간 메트뮤지엄에서 스탄 형제의 팀이 창작한 작품을 면밀하게 관찰한 결과 우리는 그들 작품의 정직성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다.

*주: 전시 기획자 ‘19세기·모던·컨템포러리부’ 부큐레이터 앤 L. 스트라우스는 2004년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토와 잔 클로드 부부의 화제작 ‘게이트’의 큐레이터를 맡기도 했다.

설치작가 조숙진씨=마씨가 저작권 침해라고 생각한다면 전문 변호사 의견을 묻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법적 해결은 추천하지 않는다. 그 동안 작업하기 힘들어 시간낭비다. 변호사 비용도 부담됐지만 스트레스가 많았다.

박숙희 기자 suki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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