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시각장애인도 감상할 수 있는 작품 전시회

이경진 작가 맨해튼 개인전
이미지와 점자 접목한 그림

“그림을 감상하는데 있어 소외된 이들에게도 나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다.”
한 번도 두 눈으로 그림을 감상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점자로 그림을 전하는 작가 이경진(사진)씨의 말이다. 시각장애인들이 글을 읽을 때 주로 사용되는 점자가 작가의 손에서 예술로 태어났다.

2일 맨해튼의 오키드 갤러리(84 Orchard St.)에서 오프닝을 시작으로 오는 7일까지 개인전을 열기 위해 뉴욕을 방문 중인 이 작가는 “작가와 관객의 소통은 장애·비장애인의 경계를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작가는 “대학교 때 시각장애가 있는 친지와 대화 중에 그림을 설명해달라는 말에 갖은 노력을 했지만 거의 불가능했다”며 “더욱이 추상화에 빠져있던 당시 내 그림의 기본 개념을 설명할 수 있어도 그림 자체를 설명할 길이 없었다. 내가 어떤 그림을 그려 나가야 할 지에 대한 사고의 정립이 됐던 순간”이라고 동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신이 주신 즐거움 중 하나가 예술을 감상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미술은 시각장애인에게 보잘것없는 것에 그친다. 그래서 전시마다 새로운 주제를 가지고 점자와 작은 점들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다양한 방법과 재료, 색채로 소통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작업을 계속하며 점자에 대해 연구하게 되었고 그 매력에 점점 빠져들어 점자 언어를 작품에 끌어 들여와 이미지와 점자를 접목 시켰다. 추상적 이미지를 여러 오브제를 사용해 캔버스에 다양하게 표현했다. 작가는 그렇게 시각과 촉각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작업을 끊임없이 연구해왔다.

‘보다(see)’라는 말을 더 이상 눈에 국한되어 말하지 않는다는 그는 “작품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눈으로도 보지만, 마음으로도 보고 손으로도 본다’는 말” 이라며 “예술의 가치와 중요성은 시각 이외에 그 너머에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그림을 접하는 시각장애인들이 오히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상상력과 사고의 틀을 확장하는데 있어 오히려 뛰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작가는 미술관에서 작품 앞에 부착된 ‘만지지 마세요’는 사람과 작품 사이에 놓여진 마음의 벽이라고 했다. 보이지 않지만 장애인들에게는 그 어느 벽보다 두껍고 잔인한 벽. 이번 전시에서 그 벽이 허물어진다. 장애와 편견 없는 모두의 전시가 시작됐다.


황주영 기자 hwang.jooyoung@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