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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고난 받은 민족과 함께한 모세<1>

다니엘 최 / 뉴저지 잉글우드 구세군교회 사관

모세는 이집트의 화려한 궁중생활과 그 특권을 버릴 정도로 고난 받는 동포에 대한 사랑이 특심했던 사람이었다. 또한 그는 야훼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로서 시내산에서 십계명과 율법을 받아 그의 백성에게 전달한 사람이었다. 조국애와 신앙심으로 세워진 지도자, 우리 조국에도 이런 지도자가 세워지길 함께 기도하기를 소원한다.

120년을 살았던 모세의 일생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이집트 왕궁에서 제왕학을 배우던 40년과 도망자가 되어 미디안 광야에서 천한 목동으로 살던 40년과 고난받는 백성을 노예생활에서 이끌어내고 가나안 땅을 향해 나아가던 40년이다.

모세는 물의 아들이었다. 당시 이집트의 바로왕은 이스라엘의 인구증가를 두려워한 나머지 남자 아이가 태어나면 모조리 죽이라는 칙령을 내린다. 요게벳의 아들도 그 희생자가 될 운명이었다. 잘 생기고 똑똑해 보이는 아들을 가슴에 품고 기뻐해야 했지만 그녀의 기쁨은 곧 눈물로 바뀌었다. 아이를 넣고 강물에 띄울 갈대상자를 만들면서 뜨거운 눈물로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기도했을 어머니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아이는 그렇게 요게벳의 뜨거운 눈물과 함께 나일강에 버려졌다. 사실 그 눈물은 그 시대 모든 사내 남자를 낳은 부모들의 눈물이었으리라.

우연처럼 보이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 우연의 물거품 밑엔 보이지 않는 강한 힘이 있었을 것이다. 이집트 공주가 목욕하러 왔다가 버려진 아이를 발견한 것이다. 울고 있는 히브리 아이를 보면서 공주에게 연민의 마음이 솟구쳤다. 그리고 그 아이의 유모가 된 자는 다름 아닌 그 생모였다. 그 아이가 커가면서 그의 영혼 안에 동포애와 민족의식을 심어준 자가 바로 그의 어머니였다. 잃어버린 아이를 돌려준 야훼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하나님 사랑과 경외심도 심어주었다. 히브리 어머니들의 숭고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우리 한민족의 여인들도 비슷하지 않은가? 자식을 위해 모진 희생을 감내하며 민족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도록 가르치는 어머니들에게 복에 복이 넘쳐나기를!



모세는 공주의 아들로 왕궁의 학술과 무예를 익히며 지도자로 준비되어가고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강물에 버려진 비천한 아이가 아니라 갖가지 특권을 가진 차세대 지도자였다. 궁중의 철학과 문학으로 겸비한 박식한 청년이며, 무예로 단련된 건강한 청년이 된 것이다. 궁중별미를 즐기고 화려한 옷을 입고 당당한 모습을 갖춘 인물이 된 것이다. 세상의 부모들이 만들고 싶은 최고의 모습을 모세는 갖추고 있었다. 더 이상 필요한 것은 없었다. 그것으로 완전했다.

그러나 그의 화려한 외투 안에는 무엇인가 채워지지 아니한 공허가 있었다. 고귀한 영혼의 중심에는 히브리 민족에 대한 사랑이 있었다. 고난 받는 동포에 대한 연민이 그의 특권의식과 부딪치고 있었다. 저버릴 수 없는 동포에 대한 연민을 화려한 외투 안에 감추고 고독한 싸움을 하고 있었다. 양립할 수 없는 이중성을 품은 그는 행복도 만족도 느낄 수 없었다. 동포를 향한 마음을 지워버릴 수만 있다면 그의 외투는 더 강하게 빛을 낼 수 있었을 것이었다. 그러나 공주가 입혀준 외투 안에는 어머니가 심어준 동포애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그의 발걸음은 숙명처럼 노동 현장으로 옮겨진다. 그의 인생에 전환점을 만들 또 하나의 사건이 그곳에서 일어난다. 히브리 동포를 구타하는 이집트 사람을 보고 참을 수가 없게 된다. 가진 자에 대한 분노, 부조리에 대한 분노가 솟구쳤는데 억제할 힘이 그에게는 없었다. 한참을 두들겼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그 이집트 사람은 이미 죽어있었다. 40년간 쌓은 그의 모든 공력이 한 순간에 날아간 순간이었다. 그의 살인사건은 왕궁의 바로에게 알려지게 되었고 그는 지명 수배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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