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열린 광장] 갑질 못지않은 을질

김도수 / 자유기고가·뉴저지

요즘 자주 거론되는 말중에 '갑질'이란 말이 있다. 경제 또는 권력의 우위에 있는쪽이 약자인 상대방을 무시하고 부당한 압력을 통해 힘의 우위를 과시하는 불평등한 횡포를 일삼을때 쓰는 말이다.

여기서 갑.을 이란 주로 상업계약서에서 이해당사자를 호칭하는 호격대명사인데 주로 계약을 주는 쪽을 '갑(미국에서는 A)', 계약을 받는 쪽이 '을 또는 B'인데 통상 갑이 우월적 지위이다보니 일상에까지 계약외적 영향력 행사가 관례화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통상 갑질 또는 돈질, 권력질들로 표현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재벌들의 돈과 권력이 꼴사나운 사회문제로 표면화된 계기는 10여년 전 발생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북창동 술집 종업원들을 향한 아들 보복 폭행사건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갑질이란 신조어를 파생시킨 사건이 2014년 터진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뉴욕 JFK공항 땅콩 회항 사건이다.

과거 10여년간 발생한 굵직굵직한 재벌 나으리들의 갑질을 유형별로 분류해보면 흥미롭다. 첫번째 유형이 김승연 회장이 실컷 두들겨 패고 합계 100만원을 지불했다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최철원은 화물노동자들을 야구방망이로 한대 100만원씩 계산하며 휘두른 것이 다르다. 두번째 유형이 비행기 1등석 갑질로 원조는 2013년 포스코 왕희성 상무의 라면 시비에 이은 책모서리로 승무원을 폭행한 사건이다. 그리고 조현아에 이어 작년 임범준이라는 어느 중견 화장품 제조기업 젊은 후계자가 벌인 1시간 이상의 기내 난동 사건인데 보다 못한 외국인이 합세하여 겨우 무마시켰다고 할정도다. 세번째 유형이 재벌 2세들의 운전기사들에 대한 갑질이다. 그 대표적인 사람이 대림그룹 회장의 큰아들 이해욱인데 그는 기사들에게 무조건 차량 운전 시 실내 미러를 돌려놓게 하는가 하면 위험천만하게도 사이드 미러를 접은 채 운전하게 하였다. 또 현대 BNG 스틸 정일선 사장은 기사에게 A4용지 10여장의 분량의 운전과는 별 관련 없는 매뉴얼을 외우게 하고 갖은 이유로 폭언과 폭행을 일삼으며 3년간 무려 61명의 기사를 갈아치웠다는 진기록을 보유중이다. 그외에도 구본호 범한판토스 전 부사장은 계약 만료전에 세입자를 몰아내거나 월세를 아무런 이유없이 2배이상 올려 받기로 유명한 인사다.



새정부 출범과 함께 올해는 이들 갑질에 대한 무거운 철퇴가 내려졌는데 대표적으로 Mr. Pizza 정우현 회장과 박찬주 육군 대장과 그 부인에 대한 형사고발이다.

지난 10월 5일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연휴를 맞아 모처럼 화합하는 한국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대통령의 부인이자 대외적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퍼스터 레이디, 김정숙 여사를 정치적으로 궤가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경과 설명이나 사실 확인 없이 "국민의 세금으로 비싼 옷 해입고 아톰 아줌마 소리나 듣지 말고…사치 부릴 시간에 영어공부나 좀하고 운동해서 살이나 쫌 빼시라" 등의 막말을 해댔다. 그리고 이를 문제삼는 언론과 논객들을 향해 "별것 아닌 글 몇줄 갖고 이렇게 요란을 떠는 것은 분명히 의도가 있다. 이건 무슨 지시를 받은 게 아닌가 싶다"며 유신시대나 있을 법한 발상을 아무 근거나 팩트도 없이 쏟아내고 있다.

한국 국민 모두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헌법적 권리를 갖는다. 정미홍 또한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켜야 할 금도를 지킬 때 그권리는 보호받고 존경받는 것은 불문가지다. 만약 정씨의 말과 행동이 그 금도를 벗어나 타인의 명예와 권리, 인간적 존엄성을 침해하였다면 그녀의 권리와 자유는 폐기되어야 할 '을질'에 불과할 것이다. 이참에 갑질 못지않는 그녀같은 '을질'의 무도(無道)한 필살기(必殺記)들도 적폐 청산 차원에서 일벌백계로 다스리는것이 정의로운 사회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