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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망경] 소외공포증?
서량 / 시인·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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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7/11/15 미주판 15면    기사입력 2017/11/14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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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영어권에 공식적으로 등장한 'fomo'라는 이상한 단어가 있다. '호모'와 운율이 같은 이 신조어는 'Fear Of Missing Out'의 머리 스펠링만 따온 약자다. 놓치는 것에 대한 공포심?

'fomo'는 우리말 인터넷에 '포모증후군'이라 나온다. 때에 따라 영어의 우리말 번역이 이다지도 어렵다. 차라리 좀 지루하게 설명을 하는 것이 어설픈 번역보다 더 쉬울 수 있지. 한 사이트에서 "최신 경향에 뒤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라 해설해 놓은 것이 귀에 좀 들어오는 편이다.

다른 사이트에서는 또 '사회적 연결망'이 단절되어 오는 불안과 공포라 풀이한다. 이건 틀린 해석이다. 한 개인이 사회와의 연결이 끊어지면 어쩌나 싶어서 안절부절하는 심리를 마치 연결이 완전히 끊어진 상황으로 치부한 다음 그 비참한 결과를 집중조명 하는 것이 주객이 전도된 상태랄까.

사랑하는 상대와의 교감이 단절될까 조바심을 내는 마음과 사랑의 교감이 단절됐다는 확신에서 오는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는 감정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상대와의 소통을 위해서라면 부지런히 말을 걸어야 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하여 너무 안달복달하다가 상대에게 심한 스트레스를 준다면 마음을 고쳐먹어야 할 일이로다. 이런 정신상태는 자기 자신과의 끊임없는 대화와 타협에 이르는 일련의 성숙과정을 거친다.

반면에, 불행히도 이미 상대와의 연대감이 끊어졌다고 확신하는 상황에서는 자칫 상대를 원망하기가 십상이고 한발 더 나아가 상대방에게 복수를 하려고 덤벼드는 수도 있다. 혼자 힘으로 외로움을 이겨내지 못하는 나약한 심성 때문이리라. 심리적 갈등의 원인을 자기 자신 속에서 찾지 않고 '사회적 연결망'의 부재현상을 탓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비참한 존재양식을 전 사회 또는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공식을 열렬히 내세운다. 개인적인 노력과 사회적 혜택의 대조야말로 개인주의와 사회주의의 차이점이 빚어내는 희비쌍곡선이다.

미국에서 오래 살아온 결과로 당신은 혹가다 누군가 그리울 때 "I miss you" 하며 한숨 쉬듯 영어로 혼잣말을 뇌까릴지도 모른다. 'miss'는 그리워하거나 아쉬워한다는 것 말고 놓치다.빗나가다 같은 쉬운 뜻을 지닌다. 그러나 유독 'miss out'처럼 'out'를 붙여 관용어로 쓰면 무슨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각별한 의미가 된다. 이렇게 당신은 전치사 'out'를 'miss'에 붙이느냐 마느냐에 따라 한 사람을 향한 그리움에 젖는 낭만보다 한 번의 실질적 찬스를 잡지 못한 서운함에 사로잡힌다. 잘 살펴보면 'miss'에는 유심론적 정감과 유물론적 뉘앙스가 몰래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fomo'를 '소외공포증'이라 옮기면 되겠다고 생각한다. '소외감'은 남에게 따돌림을 당해서 멀어진 느낌을 일컫는다. 따돌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세상 어디에 있을까. 아침 새벽에 눈을 뜨자마자 시작해 잠 자러 가기 직전까지 페이스 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Social Networking Service)에 들락거리는 당신과 나의 습관도 소외공포증에서 생긴 것이 아닌가 하는데.

모든 생물체는 동물과 식물을 막론하고 하다못해 박테리아마저도 집단을 이루어 무리생활을 한다. 우리도 누구나 심리적으로 'sense of belonging(소속감)'을 추구한다. 소속감이야말로 소외감이라는 실존의 독소를 중화시키는 해독제랄 수 있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학설이 떠오른다. 그 결과로 태양의 행성들이며 은하수를 위시한 뭇 별들이 서로간 점점 멀어져 간단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도 그렇게 차츰차츰 멀어질 것이지만 소외공포증을 해소하기 위하여 오늘도 우리는 부단히 노력할 것이다. http://blog.daum.net/stickpo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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