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호위 속 미국 간 차이잉원…트럼프 "안 만난다"
휴스턴 거쳐 중남미 4국 순방
공군기의 총통 에스코트 관례
일정 중 니카라과 단교 전망
공군기가 총통 전용기를 호위하는 것은 대만의 관례다. 대만 중국시보는 "총통 전용기 이륙 후 전투기 편대가 호위한 것은 중화민국 공군이 삼군 통수권자에게 표시하는 경의"라고 풀이했다. 황중옌(黃重諺) 총통부 대변인은 "총통 전용기 펑솽융(彭雙勇) 기장이 총통을 대신해 호위기 편대장과 무선 교신으로 공군 형제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차이는 미 경유 외교에 전력을 다했다. 7일 오전 경유지인 텍사스주 휴스턴 공항에 도착한 차이는 대만 대사관격인 미국재대협회(AIT) 제임스 모리아티 회장의 기내 영접을 받으며 27시간의 미국 경유 외교를 시작했다. 차이는 휴스턴에서 현지 미술관과 암센터 등을 방문하고 대만 화교를 위한 만찬을 주최했다.
트럼프 측이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행정부 인사와의 회동이나 통화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미 국무부 존 커비 대변인은 6일 브리핑에서 "편안한 여행을 위해 관례에 따라 일정이 배려됐다"고만 밝혔다. 트럼프 인수위 팀에 자문했느냐는 질문에 커비는 "트럼프 팀과의 소통은 말하지 않겠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31일 차이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도 내게 그것을 언급한 적 없다"며 "의전 측면에서 약간 부적절하기 때문에 (취임일인) 1월 20일까지 아무도 만나지 않겠지만, 지켜보자"고 답했다. 트럼프가 당선인 신분으로 '하나의 중국' 정책을 흔드는 발언을 잇따라 해 왔다.
차이의 이번 순방국 중 단교 선언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지난달 20일 아프리카 상투메프린시페가 대만과 단교 후 중국과 수교했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며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을 지목했다. 마잉주(馬英九) 전 총통은 2009년 니카라과 방문 때 오르테가의 잇따른 약속 파기로 곤혹스런 처지가 되기도 했다. 차이는 출국 전 타오위안(桃園)국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순방 목적은 "대만이 능력과 책임감 있는 협력 동반자임을 국제사회에 보여주는 것"이며 "양자간 협력 방안을 심화시켜 해외의 대만인의 사기를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언론은 7일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 전대는 차이 순방 기간 동안 대만해협을 통해 북상하면서 무력 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대만 국방부 대변인은 "랴오닝함이 침범할 경우에 대한 대비책을 갖췄으며 일거에 적군을 섬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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