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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포토라인의 얼굴

환하게 웃던 얼굴은 어디로 갔나? 손을 흔들며 기뻐하던 모습은 어디로 갔나?
예전과 전혀 달리 얼굴은 굳어있고 침울하고 암담하게 보였다. 시애틀 시간으로 지난 2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되어 포토라인 위에 섰을 때 모습이었다.

TV 생중계를 보며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뇌물수수부터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 누설 등 13가지 피의 사실로 소환되었지만 자랑스러웠던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파면되고 검찰에 불려가 포토라인에 서는 불명예스런 모습에 참담했다.

차라리 이전에 검찰과 특검 대면 조사를 청와대에서 받았다면 이처럼 검찰 건물 밖 포토라인에 서는 측은한 모습이 생중계되는 딱한 일은 없지 않았을까?

그 포토라인에 서서 박 전 대통령은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라고 말했지만 정말 조국 대한민국의 수치로 기록되는 역사적인 날이었다.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자녀들에게 항상 조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갖도록 했는데 이런 한국의 비극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더 부끄러운 것은 박 전 대통령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검찰 조사는 노태우를 비롯해 전두환과 노무현 전 대통령도 받았다. 더구나 검찰 조사 후 노태우와 전두환 전 대통령은 죄수복을 입고 법정에 섰으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살로 삶을 마무리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예전에는 검찰의 칼을 휘둘렀겠지만 이젠 자연인으로 검사들에게 조사받는 곤혹을 치렀다. 그러나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조만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니 앞으로 박 전대통령이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더 부끄러운 일들이 또 중계될지 모른다.

박 전대통령의 검찰 소환 뉴스 시간에는 이와함께 차기 대선 출마 후보자들의 이야기가 많이 보도되어 우리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탄핵되고 검찰 소환을 받은 전직 대통령을 바로 보면서도 그렇게 대통령의 권좌에 앉고 싶어 할까?

줄줄이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청와대 비서실장, 수석 비서관들의 모습들을 보면서도 그 무상한 권력을 잡고 싶을까?

미국이나 한국이나 아무리 제왕같은 권력의 대통령이라도 임기 후엔 내려와야 하는 끝이 있다. 더구나 이제 대한민국에서는 탄핵 당할 수 있고 구속될 수도 있다.

그런 권력 무상을 알면서도 대통령 출마를 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역시 세상
권력의 위용을 아픈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러나 세상적인 것은 아무리 좋아도 썩을 수 있고 영원한 것이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변하지 않는 귀중한 영원한 것들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이민생활을 하는 미국 한인들에게는 대선 판에 들어가 줄을 잡고 한자리도 할 수 없지만 박 전대통령 검찰 소환을 보면서 차라리 아침부터 저녁까지 육체노동을 하더라도 마음 편한 이민생활이 더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조국의 차기 대통령에 누가 당선될지 모르지만 후보들은 이번 박 전대통령 탄핵과 역대 대통령들의 부끄러운 검찰 소환 모습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제발 차기 대통령은 탄핵되거나 검찰에 소환되어 포토라인에 서는 것이 전 세계에 중계되어 해외동포들에게 큰 수치감을 안겨주는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 우리 조국 대한민국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이동근 편집국장)


이동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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