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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세월호 마지막 항해

시애틀 시간으로 3월30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세월호가 모두 새로운 곳으로 떠났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임 4년여만에 구속영장 발부로 서울 구치소로 떠났고 3년만에 바다에서 인양된 세월호는 반잠수식 바지선에 실려 목포신항으로 마지막 항해를 떠났다.

같은 날 서로 다른 곳으로 향했지만 큰 공통점이 있었다. 둘 다 수치스러운 한국의 비극이었다. 세월호는 지난 2014년 4월16일 전남 진도군 맹골수도에 침몰해 탑승자 304명이 숨진 정말 가슴 아픈 큰 비극이었다.

박 전대통령은 파면된 지 21일 만에 구속 영장이 발부되어 수감됐다. 구치소로 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습은 정말 참담했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뇌물수수부터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 누설 등 13가지 피의 사실로 소환되었기에 구속될 수 있었지만 실제 구속되는 모습은 해외 동포들에게도 부끄럽고 가슴 아픈 사건이었다. 더구나 노태우, 전두환에 이어 전직대통령으로서 3번째 구속이니 조국의 수치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서로 떠난 방향이 다른 것처럼 큰 차이도 있다. 세월호는 이제 끝이 가까워졌지만 박 전 대통령의 경우는 이제 시작이다.

세월호는 그동안 침몰 원인에 대해 잠수함 충돌설 같은 근거 없는 의혹과 루머가 난무했다. 그러나 목포 신항에 도착해 이제 파란색 배 밑바닥까지 완전히 드러났기 때문에 이런 의혹은 근거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밀 검사가 실시되면 각종 의혹, 불신들이 사라질 것이다.

특히 무엇보다도 아직도 사랑하는 가족 시신도 찾지 못한 미수습자 9명의 유해가 이번에 모두 가족 품으로 돌아온다면 그동안 애타게 3년동안 기다렸던 가족들의 고통과 슬픔도 풀어줄 것이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의 경우는 앞으로 재판, 판결 등이 계속되니 끝이 멀었다. 수의를 입고 재판 받고, 형이 선고되는 모습 등을 계속 지켜봐야 하는 우리 마음도 무겁기만 하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와 박 전대통령 관련 진실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탓에 아직도 조국은 태극과 촛불로 분열되어 있다.

따라서 세월호가 3년만에 인양되어 밑바닥까지 드러내었을 때 만천하에 진실이 명백히 공개된 것처럼 최순실 게이트도 3년 아닌 30년이 될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그 몸체 밑바닥을 드러나게 해서 진실이 밝혀질 때 그동안 난무했던 온갖 가짜 뉴스, 의혹,괴담 등이 사라지고 모든 국민들은 진정으로 평정을 되찾고 다시 화합되는 그날을 맞이할 것이다.

박 전대통령의 구속되는 모습을 보면서 죄를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생각난다. 차라리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면 이런 비극은 없었을 것이다. 청와대에서 공주같은 생활을 했던 그녀는 부모를 모두 흉탄으로 잃었으나 다시 대통령이 되었다.

그러나 너무 깊은 상처를 치료받지 못한 트라우마 후유증으로 사람들을 불신한 가운데 최태민, 최순실 같은 사람들을 잘못 사귀었기 때문에 오늘처럼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에 안타깝다.

박 전대통령이 수감된 서울 구치소에는 국정농단 사태 최순실 뿐만 아니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관련자들이 같이 수감되어 있다고 한다.

대통령 권력이나 부귀영화도 헛되고 헛되고 헛되며 해 아래서 무익하고 또한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깨닫고 우리가 어떤 영원한 것을 추구해야 할지 귀한 교훈도 배운다.

권력이나 부귀영화를 누리지 못하는 힘든 이민자인 우리들의 생활이지만 매일 매일 평범하게 사는 삶의 수고 가운데 작은 행복과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도 정말 감사하다.(이동근 편집국장)


이동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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