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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과학자의 세상 보기] 비타민C 바이타민C (2)

바이타민C, 그러니까 비타민C를 얘기하면서 라이너스 폴링 박사(1901-1994)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사진만 본 것이지만 폴링 박사는 내가 아는 과학자중 가장 눈이 큰 사람이다. 사람의 안구 크기야 거기서 거기일테니 눈이 크다는건 실은 눈구멍이 크게 열려 있다는 소리일게다. ‘몸이 천냥이면 눈이 구백냥’ 같은 말도 있고 ‘눈은 마음의 창’이라는 말도 있다. 후자를 말했다고 알려져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대문호 셰익스피어.

폴링 박사님의 눈이 그렇게 컸는데 눈은 곧 마음의 창이란다. 삼단논법에 의할것도 없이, 천재였던 그가 그렇게 열린 마음을 가지고 눈부신 과학적 업적과 함께 반전반핵, 평화운동에까지 지대한 업적을 남긴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 20인에 들어 간다던가 노벨상 (화학상, 평화상) 2관왕에 빛나는 그는 말하자면 개념있는 천재인데 역사가 조금 다르게 흘렀더라면 전무후무한 노벨상 3관왕도 충분히 가능했던 분이다.

워낙 똑똑하고 유명한 사람이 열성적인 ‘운동권’으로 활약을 하니 미국정부로선 그야말로 골치거리였다. 그는 반핵운동뿐 아니라 베트남 전쟁에도 반대를 했고, 우생학 (Eugenics)도 비판했다. 나쁜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자식을 낳지 못하게 하여 인류의 유전적 특질을 ‘개선’한다는 것이 우생학이다. 얼핏 들으면 그럴듯하지만 20세기에 인종차별이나 나치의 유대인 학살같은 수많은 반인권적인 행위를 정당화하는데 악용된 것이 우생학이었다.

1953년경 영국과 미국의 과학자들은 유전자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한 숨막히는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관심있는 분께는 제임스 왓슨이 쓴 ‘이중나선(1968)’이라는 책을 권하고 싶다. 영국의 캠브리지 연구소 소속이던 젊고 야심만만한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은 동료학자인 로잘린 프랭클린의 X레이 분석 사진(Photo 51)을 슬쩍 본 순간 DNA의 구조를 알아차렸고 이 업적으로 1962년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다.



폴링 박사도 DNA의 구조를 밝혀내는데 결정적인 단서였던 그 유명한 51번 사진을 볼 뻔 했다. 하지만 영국정부는 국제적 운동권골치덩이였던 그에게 비자를 내주지 않아 영국방문을 막아버렸다. 폴링 박사가 만약 51번 사진을 힐끗이라도 보았다면 그도 역시 단번에 DNA의 구조를 알아냈을 것이라는것이 중론이다. 아무래도 폴링 박사는 노벨상을 단(?) 2개만 받을 운명이었나보다. 화학상-평화상, 평화운동을 않했더라면 화학상-생리의학상….

두 번째 노벨상을 수상한 이후 65세쯤 되었을때인 1966년 한 강연에서 폴링 박사는 15-20년쯤 더 살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이때 청중 중에 있는 어윈 스톤 박사가 그에게 편지를 써 폴링 박사가 앞으로 15년이 아니라 50년은 더 살아주길 바란다면서 자신에 30년간 연구해왔다는 비타민C섭취법을 설명해 주었다. 이를 읽은 폴링 박사는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열정을 가지고 비타민C의 연구에 몰두했다. 그 결과 펴낸 베스트셀러 책이 1968년작 ‘비타민 C와 감기’이다.

다량의 비타민C를 꾸준히 섭취하면 감기를 더 잘 이겨낼 수 있다는 내용인데 나중에는 암을 막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내용으로까지 확장된다. 일반청중에겐 이 책이 대단한 인기를 얻었고 비타민C의 판매도 급증하였지만 학계에선 전설적인 명성의 폴링답지 않다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도 많았다. 많은 연구자들이 비타민C가 몸에 좋지만 감기와 암의 예방에 그렇게 효과가 있는것은 아니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과학적으로 규명하기가 의외로 힘든 것이 이런 종류의 연구이다. 아무튼 1901년 2월에 태어난 폴링 박사 본인은 다량의 비타민C을 복용하며 무려 94세까지 장수하였다 (사인은 암). 본격적인 비타민C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최영출 (생명공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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