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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건푸 (Gun Fu) 액션의 맛을 제대로 보여주는

‘존 윅 - 리로드’를 보고


킥복서에 스턴트맨 출신인 채드 스타헬스키가 연출한 영화로 2014년에 발표된 ‘존 윅’의 속편이다. 이야기가 전편과 연결되지만 속편부터 봐도 이해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존 윅 (키애누 리브스 분)은 레전드급 킬러였으나 이제는 은퇴해 평범한 생활을 원한다. 하지만 킬러세계에서 그를 호락호락 내보내주지 않는다. 이전에 생명을 구해주고, 피의 맹세를 담은 ‘마커’를 갖고 있는 동료 산티노 (리카르도 스카마르치오 분)가 찾아온다. 존이 산티노의 부탁을 거절하자, 산티노는 조직의 규칙에 따를 것을 강조하며 존의 집을 폭파시켜 버린다. 할 수 없이 맹세의 굴레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존은 산티노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한다. 산티노가 요구하는 제거 대상은 자신의 누나인 지아나 (클라우디아 제러나이 분)이다. 세계킬러연합의 집단지도부 (하이 테이블)의 일원이었던 부친 (‘카모라’ 마피아 두목)이 그 자리를 산티노의 누나에게 물려준 것이다. 존은 카타콤에서 거행될 지아나의 취임식에 맞춰 로마에 잠입, 그녀를 처치한다. 그러나 존의 기대와는 달리 다시 쫓기는 신세가 된다. 피의 맹세로부터는 벗어났지만, 누나 지아나의 복수를 하겠다며 현상금까지 내건 산티노의 추격을 받게 된다.





결국 한 번 킬러는 영원한 킬러인 것이다. 그들만의 엄격한 규칙이 있어서 죽기 전엔 벗어날래야 벗어날 수 없는 세계다.

영화는 킬러들만의 세계관을 다채롭게 보여준다. 흥미로운 규칙 중에는 각지에 있는 ‘콘티넨탈 호텔’ 내에선 싸울 수 없다는 규칙도 있다. 싸우다가도 그 호텔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싸움을 중단해야 한다. 물론 그들이 운영하는 호텔이다.

킬러가 거사 전에 들러서 적합한 무기를 고르고, 상황에 맞는 방탄 양복을 맞추는 장면은 007 이 임무 수행 전에 각종 비밀병기를 고안해내는 Q를 만나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액션영화로서 스토리가 상당히 개연성을 갖췄다는 점이 좋고, 감독이 스턴트맨 출신답게 화끈한 액션을 쉼없이 선보이는 점도 좋지만,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액션에 현실성이 엿보인다는 점일 터이다. 끝모를 살륙 속에서도 꼬박꼬박 탄창을 갈아끼우고, 상대가 다시 일어나는 일 없도록 꼭 확인사살을 해주며, 근접전이 대부분인 만큼 쿵푸, 킥복싱, 유도, 주짓수 (Ju-Jitsu, 柔術)에 막싸움까지 총동원된다. 예의 연필 살해 장면도 속편에 다시 등장한다.

쿵푸영화에 총질을 더한, 소위 ‘건푸 (Gun Fu) 영화의 시발을 오우삼 감독으로 보지만, 제대로 된 건푸의 맛은 ‘존 윅 - 리로드’ (John Wick: Chapter 2)에서 볼 수 있다. 롱테이크로 잡은 장면에선 한층 더 실감이 난다. 어느새 50을 훌쩍 넘은 키애누 리브스의 생연기가 아직도 쓸만하다.

이 영화의 백미 중 하나인 거울방 액션 장면은 오손 웰즈가 ‘상하이에서 온 여인’ (1947)에서 처음 사용했던 장면을 차용한 것인데, 이소룡의 ‘용쟁호투’ (1973)에 사용된 장면과 유사하다.

‘매트릭스’ 시리즈의 ‘모피어스’ 로렌스 피시번과 오래 전 마카로니 웨스턴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쌍벽을 이루던 ‘쟝고’ 프랑코 네로의 모습이 반갑다.



다소 환상적인 마지막 장면이 3편을 예고한다. ‘본’ 시리즈에 이어 또 하나의 새로운 액션물 시리즈의 탄생이 기대된다.






최인화 (영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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