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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과학자의 세상 보기] 지구기후변화, 불편한 진실? (1)

돌이켜보면 조선은 상당히 성공적인 왕조였다. 명군도 있었지만 폭군도 있었고 숱한 반란과 전쟁을 겪으면서도 조선은 무려 500년을 이어갔다. 유교와 성리학이념에 기반한 국가경영체제가 나름 탄탄하게 정비되어 운영되었던 덕분이었다. 비슷한 시기에 중국을 통일했던 명나라와 청나라는 3백년을 채 넘기지 못했다. 그런 조선왕국이 뿌리부터 뒤흔들렸던 위기로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이들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절대절명의 위기가 17세기에도 있었다. 바로 18대 임금인 현종때의 경신대기근이다 (1670-1671).

1670년 정초부터 이상한 기상현상들이 전국각지에서 보고되더니 가뭄, 우박, 벼락, 폭우, 홍수, 태풍, 지진, 병충해, 전염병 등 일어날 수 있는 자연재해는 모두 일어났다. 연초부터 전염병이 전국으로 퍼져나가는 중에 가뭄이 들어 모내기철을 놓치더니 기다리는 비 대신 우박과 서리가 내려버렸다. 1년 농사를 이미 망친 마당에 5월 말엔 장마가 피해를 입혔고 가뭄, 냉해, 홍수 끝엔 메뚜기등 병충해가 뒤따랐다. 여름에 접어들면서부터는 태풍, 폭우, 전염병, 굶주림이 전국을 휩쓸었다. 전국 8도 모두 흉작인 가운데 각지에서 굶어죽는 이가 속출하고 범죄가 늘어났다.

평민들은 말할것도 없고 왕궁에까지 전염병이 퍼져 왕실종친까지 전염병에 쓰러졌고 지금으로 치면 장관급의 고급관료들까지 10여명이 희생되었다니 국가가 유지된게 기적일 정도이다. 지방관료들이 중앙정부에 다급하게 구휼을 요청하며 제출한 보고서에 당시의 참혹한 상황이 상세하게 기록이 되어 남아있다. 공식적으로 500만명 정도로 추산되던 당시 조선의 인구중 대부분이 기아와 전염병에 시달렸고, 5% 가까이가 목숨을 잃었다는 경신대기근을 가르켜 당시 사람들은 임진왜란때보다도 참담하다고 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런 대재앙이 일어난 것일까? 17세기는 지구의 기온이 평균 1도 정도 떨어졌다는 이른바 소빙하기 (Little Ice Age) 현상이 일어난 시기이다. 1도라고 하면 별것 아닌것 같지만 지구 전체의 평균임을 생각해 보면 대단히 심각한 일이다. 다행히 케플러나 갈렐레이 같은 과학자들이 상세한 천문관측기록을 남겼고 꽃가루나 빙하퇴적물, 나무의 나이테 등을 통한 연구도 많은 자료를 제공해주었다. 그 결과 17세기 소빙하기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태양활동의 변화이다.



유럽에서는 농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민심이 흉흉해져 마녀사냥이 들끓었다. 유럽전역에서 다수의 반란이 일어났으며 한반도에 가까운 일본에서도 이때 유독 잦은 화산활동과 대기근을 겪었다고 한다. 17세기처럼 자료가 잘 남아있진 않지만 8-9세기나 13-14세기에도 기후의 이상변화가 있었다는 학설이 많다. 마야문명의 멸망이라던가, 당나라와 신라의 쇠퇴와 멸망, 유럽의 흑사병 위기등이 그런 이상기후와 자연재해에서 비롯되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구온도가 평균 1도 변해도 이렇게 인류의 삶에 엄청난 위기가 닥칠수 있다. 지구온난화 (Global Warming) 혹은 좀더 폭넓은 개념인 지구기상변화 (Climate Change)는 이미 오래전부터 연구되고 문제제기 되었던 바이다. 논란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지구온난화의 실재여부와 그것이 인류에 의해서 야기되었음은 오랜 연구끝에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실정이다.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15%를 차지하는 미국의 책임은 특히 크다. 작년 11월에 체결된 파리협약은 모든 나라가 온실가스 배출양을 줄이는데 동참하기로 하는 약속이었다. 그런데 며칠전 미국의 대통령이 지구온난화는 음모론이라며, 협약이 불공평하게 맺어져 미국에 불이익을 준다며, 자신에게 미국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미국이 파리협정에서 탈퇴할 것임을 발표하였다 (다음편에 계속)




최영출 (생명공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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