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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세 생일 맞은 북가주 6·25 유공자회 최고령 회원 박도근옹

“내가 지킨 조국, 항상 자랑스러워”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한 조국을 구하기 위해 청춘을 바쳤어. 내 조국 한국은 평생 내 가슴 속에 있지.”

지난 24일로 94번째 생일을 맞은 북가주 6·25 참전 국가유공자회(회장 유재정) 최고령 회원 박도근옹이 군 시절을 회고했다.

23세에 결혼을 하고 나서 입대, 15년이란 긴 시간을 보낸 박옹의 군 생활은 수감, 부상 등 말 그대로 파란만장이었다.

헌병 주특기로 근무한 박옹은 육군 헌병사령부 본부중대 인사계 특무상사로 제대했다.



군 복무 시절인 1948년, 선임병의 부정 행위를 발견한 박옹은 이를 상부에 고발했다.

그러나 선임병과 주변의 부패한 인사들은 박옹에게 공산당원이라는 누명을 뒤짚어 씌웠고 결국 전주 형무소에 갇히고 말았다.

당시에 대해 박옹은 “기가 막혔다. 아무런 희망도 없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사형까지 선고 받았으나 사형 집행을 수일 앞두고 실시된 진상조사에서 극적으로 진실이 밝혀지면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박옹의 시련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군에 복귀한 박옹은 1950년 중공군과의 전투에서 귀 부근과 다리에 큰 부상을 입었다.

부상으로 후각과 청각을 잃었고 다리까지 저는 박옹은 “똥 냄새라도 맡을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렇게 망가진 몸이지만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아온 건 다 우리 마누라 덕이지.”

박옹은 자신의 장수 비결을 부인 강일순(90)씨의 ‘내조’ 덕분이라고 추켜 세웠다.

부인은 매일 채소와 과일을 위주로 한 건강 식단을 차리고 박옹과 함께 규칙적으로 운동을 한다.

60년이 넘게 박옹의 후각과 청각, 다리를 대신해온 부인 강씨는 “그저 남편이 계속 건강했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1977년 자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온 박옹 부부는 슬하에 3남4녀와 손주 15명, 증손주 2명을 두고 있으며 모두 예술가·엔지니어 등 주류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인재로 키웠다.


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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