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이번 총선, 패자는 보수당과 신민당 뿐만이 아니다

이번 총선, 승자는 하나지만 정치적 패자는 셋이다. 승자는 당연히 자유당. 패자는 바로 보수당과 신민당 그리고 투표하지 않은 한인들이다.
10월 19일 총선은 자유당의 화려한 승리로 막을 내렸다. 혹자는 단순히 유권자들이 “변화를 택했다”라고 간주하기도 하지만 절반은 맞고 절반은 아니다. 신민당도 “변화”를 기치로 내걸었으며 실제 한때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기도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전 총선에서는 군소 제 3 정당에서 제 1야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때문에 ‘변화’를 선택했다고만 하는 것은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한 온전한 설명은 아니다. 필자는 이번 총선의 정치적 승자와 패자들의 각각의 승리와 패배 요인을 짚어보고자 한다.
자유당의 승리요인은 네가지로 귀결될 수 있다. 시류 파악, 과감한 결단과 차별화, 그리고 이민자 표심.먼저 이번 선거에서 자유당의 가장 큰 정적은 보수당이 아니라 신민당이였다. 보수당 지지자는 확고하고 자유당이 안고 있던 가장 큰 과제는 중도표를 포함한 반보수당 표심이란 파이를 신민당으로부터 빼앗아 오는데 있었다. .여기에 자유당은 ‘당장의 진정한 변화’(Real Change Now) 캐치프레이즈를 통해 같이 ‘변화’ 기치를 내걸은 신민당과 ‘다른 변화’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자유당은 불황국면에 들어선 현 상황에서 경기부양을 염원하는 민심을 간파해 재정지출 확충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공약은 기반시설(인프라) 투자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경기부양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겨줬고 대번 보수당과 신민당과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때문에 이번 선거 주요 쟁점 중 하나였던 경제부문에서 불황극복 대 재정건정성 구도를 만들어내 ‘경제 살리기’ 포지션을 선점한 것이다. 또 해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시리아 아이로 촉발된 난민 수용정서에도 적극 대응해 시리아 난민 수용 확대는 물론 이민 문호 확대를 공약해 이민자 표심 공략에도 성공했다. 한마디로 자유당 승리는 시류를 잘 읽고 거기에 잘 올라탄 순풍항해를 한데 있다.
반대로 보수당은 시류에 역행하는 모양새가 됐다. 평시에는 재정건전성과 균형재정은 매우 바람직한 경제정책이다. 하지만 경제와 정치는 모두 살아있는 생물이다. 매순간마다 변하며 변할때마다 다른 대응을 내놔야하지만 보수당은 기존 정책에서 경직돼 기존 정책 변호에 바빴다. 불황국면에서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내수시장 소비 진작은 불가피한 상황이였다. 물론 보수당은 기존 표심 이탈을 우려한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보수 경제 주요정책은 지출 감소를 통한 균형재정만이 아니다. 또 다른 보수정책인 감세는 유지하되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방안 또한 강구했어야한다. 가장 큰 악수는 이민자 표심이 돌아선데 있다. 캐나다는 이민자의 나라임에도 이민의 장벽을 높히는 바람에 이민자 출신 유권자들이 보수당으로부터 발을 돌렸다.
보수당이 기대한 것은 보수표를 결집하고 반 보수세력이 신민당과 자유당으로 표를 갈라먹는 구도를 통해 어부지리로 소수정부 집권을 염두에 두지 않았을까 싶다. 때문에 반이슬람정서를 자극하는 니캅을 화두에 올려 사회적 가치관을 통해 보수표 결집에 전념했다. 반보수당 정서 형국에서 하나의 방법으로 고려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목표가 작은 만큼 돌아온 의석 또한 적을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자유당이 신민당과의 차별화에 성공하며 이 전략은 완전 물거품이 됐다. 보수당은 자기 변호에 치중하고 기존 보수 지지자 표심을 의식해 운신의 폭이 적어졌다. 지킬 것이 많을 수록 패배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신민당도 악수를 뒀다. 중도층을 의식하다보니 자신들의 전통 지지층인 진보세력으로부터도 외면받았다.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까지 놓친 형국이다. 특히 중도층이 신민당을 과격한 진보세력으로 볼거라는 인식이 부담으로 작용한 탓인지 균형재정을 공약해 진보세력으로부터도 외면받을 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보수당이 던진 니캅 이슈에서는 엉뚱하게 말려들어 보수적인 성향 유권자들로부터는 표를 잃었다.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할만한 이슈 또한 없었다. 제 1야당으로 발돋움 했을 당시 보수당 공격을 할 것이 아니라 수권정당으로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했어야했다.
신민당은 이민자 표심 확보를 위해 자유당만큼 적극적이지도 못했다. 본래 신민당이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단체다보니 어쩌면 노동시장에서 신규 이민자들과 경쟁관계에 놓일 수도 있는 노조 등을 의식해서 그럴 가능성이 있을 수 있지만 이민을 본격 쟁점화 시켜 혁신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했다. 보수당과 자유당 집권 피로감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제때 잡지 못해 ‘타이밍’을 놓쳤다.


3번째 패자는 바로 투표하지 않은 한인 유권자들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3당을 통틀어 소수 유색인종46명이 하원에 진출해 1993년 이후 최다를 기록했다. 이들 중에 한인은 단 한명도 없다.이번 총선에서 한인 후보가 2명이나 출마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심지어 토론토 한인 최대 밀집 지역인 윌로데일에서는 조성용씨를 후보로조차도 내지 못했다. 자유당 후보로만 선출됐더라면 최초로 한인이연방 하원에 진출할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아프간 출신과 소말리아 출신 후보가 당선됐다. 이들 출신 유권자 수가 한인수보다 많을까?
한인들은 대다수 자녀가 ‘의사’ ‘회계사’전문직 등이 되길 소망한다. 다른 사람과 교류 없이도 혼자 잘 사는 그런 ‘전문직’ 말이다. 자신의 자녀를 공직에 또는 봉사하는 직분에 종사하길 바라는 이가 별로 없다. 본인도 정치 캠페인 등에 봉사는 커녕 투표 조차도 귀찮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한인 이익을 대변해줄 이가 계속 나오지 못한다면 한인들의 입지는 계속 좁아만 질 것이다. 보수당과 신민당은 시류만 잘 탄다면 다음의 기회가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계속 된다면 투표하지 않는 한인 유권자들에게도 다음의 기회가 주어질지는 의문이다.




이성한 기자 (sung@cktimes.net)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