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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공천이 바로 저긴데

모국의 정치계에 ‘영입’ 바람이 불고있다. (영입을 통한) 정치계의 물갈이와 질적 향상은 시대의 요청인지라 유능하고 떄 안 묻은 새 인물을 거두는 것은 당연히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대명제’를 앞자락에 깔더라도, 역시 문제가 되는 것은 ‘영입’이라는 전주곡에 담긴 허수(虛數 )다.

최근 정치 전면에 재등장할 채비를 갖추는 면면을 살피면 워낙 구시대의 인물들이라 이름 거론조차 계면쩍지만 새롭게 만든 ‘당’에 이름을 내걸고 있는 이들을 보며 국민들은 그런다. “여태 외곬인 척 한 이유가 결국 이거야?”

이 조소 섞인 실망감의 무게는 사기를 당한듯한 커다란 낭패감에 버금간다. 그동안 나름대로 꿋꿋하게 외길 걷던 시야는 사실상 ‘공천’이라는 고지에 꽂혀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돼 그 섭섭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 된다.



발탁과 영입 이후에도 문제는 계속될 터. ‘천직’에 있을 때는 제법 올곧은 소리 좀 하던 입이 정당이며 공천이라는 사슬에 매이면 굳게 닫쳐 열릴 줄 모른다는 것이 온 국민들의 경험이다.

대표와 보스를 향해 ‘앞으로 돌격!’만 할줄 아는 전위대요, 장기판의 ‘졸’이 되기를 스스로 간청하는 신세로 묶이게 된다. 앞서 말한 ‘영입의 허수’는 정말 재미있다. 신문지상에 풍악을 울리며 프로필을 소개하면 으레 등장하는 ‘중량급’ ‘거물급’ ‘새 정치의 적격자’ ‘높은 비전과 식견’ ‘세태를 거스른 당찬 리더십’… 등등 주워담을 표현이 없어 할 말 다 못할 정도로 단청을 올렸던 이름이 얼마 못가 추락하며 ‘용도폐기’되는 모습을 우리는 너무도 많이 읽어왔다. 더러는 ‘반짝’하는 참신성을 보이는 인물도 있다. 그러나 그 ‘참신성’이란게 아직껏 일다운 일을 맡아 본 적이 없다거나 다행히 어두운 사태가 있을 떄 그곳에 있지 않았다거나, 중용된 적이 없어 흠이 없는 것이 ‘참신’으로 오판되는 경우도 비일비재다.

영입의 또다른 문제는 영입 자체가 가지고 있는 속성, 즉 ‘장식용’ ‘소모품’ ‘일회용’ ‘양념용’이라는 것이다. 지난 세월, 문화예술인이나 스타급 연예인들의 반짝등장은 그 점에서 위태롭다. 오늘날 정치권에 활동분야를 막론하고 높은 수준의 기술과 노하우를 지닌 전문인들이 대거 투입된다는 것은 영양실조 걸린 사회에 영양제 주사를 놓는 것 만큼 반갑고 요긴한 일이긴 하다. 다만 그들이 새롭게 만드는 정당에서 “‘보스를 위하여!” 한마디를 외치고 사라져 버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백번 다시 말해도 정치권에 많은 인재가 영입되는건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시민사회에도 정당 보스들보다 더 높은 존경과 권위를 인정받는 ‘프로’들이 자리를 지켜줘야 한다. 자기 자리에 있을떄는 실로 추종불허의 실력과 권위를 지켜오던 인물들이 ‘여의도’라는 엉뚱한 동네에서 허우적대다 ‘삼식이’로 전락해 퇴장 당하는 모습을 국민들은 더이상은 보고 싶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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