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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은 자의(自意)가 아닌 타의(他意)로 산다

[늘샘 반병섭의 세월은 추억의 창고]

나는 나의 체험을 통해 “인생은 타의의 삶”이라고 감히 말한다. 내가 중학교를 졸업 할 때 가장 적은 학비로 대학에 갈 수 있는 학교는 길림(吉林)에 있는 사범대학이었다. 그래도 돈이 없어 갈 수가 없었다. 그때 그렇게 되었더라면 나는 아마도 교육가. 돈 안 들고 갈 수 있는 상급학교가 또 하나 있었는데 그것이 사관학교다. 응시했다. 그러나 낙방 됐다.

대학에 갈 수 없었던 나는 소학교 훈장이 된다. 평생을 학교 선생이 되어 살고 싶었다. 그러나 해방이 되고 나는 서울에 나와 신학생이 되었지만 목사가 될 생각은 없었다. 정치를 하는 것이 더 나라를 위 해 보람되리라 굳게 믿고 국회의원에 입후보한다. (5.30 제2대)낙선.

6.25가 터져 군에 입대한다. (해병대 3기 간부후보생) 군목제도가 실시되면서 목사안수를 받는다. 일반 병과에서 군목으로 전과 한다. 여의사(김정자)와 결혼을 하고 김포 양곡에 중학교를 세우면서 교(교회) 학(학교) 의(병원)의 이상촌(理想村)을 꿈꾼다.

일본과 미국으로 유학을 하면서 ‘노동과 선교’를 수업한다. 농촌보다는 앞으로의 무대는 산업사회라는 것을 내다본다. 공부가 끝나 가는데 캐나다 밴쿠버 한인연합교회에서 부른다. 이에 응한 것이 1969년 12월. 이듬해에 온가 족이 해외로 이주되고 그때부터 이민 목자가 된다. 시민권도 받는다. 아내는 의업에서 떠나 목회자의 내조자로 일관한다.



조국에서 살다가 조국에 뭍이 기로 다짐했던 나는 밴쿠버에 교회공동묘지‘고향이 보이는 언덕’을 만들고 그 한구석에 나의 유택을 마련해 둔다. 밴쿠버에서 13년, 토론토에서 7년, 은퇴 후 미국 워싱턴, 신시내티,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보낸 목회의 세월이 5년, 다시 밴쿠버에 와서 교회를 섬겨 지금 까지...

뒤돌아보니 내가 가려고 했던 길은 이리 막히고 저리 끊기어져 갈 수가 없었고 오직 교회를 섬기는 한길, 그 길만이 나에게 열려 있었을 뿐이다. 그 길은 나에게 주어진 길이요 내가 선택 할 수도 거절 할 수도 없는 길이었다.

그 길은 때로 좁고 험악하기도 했다. 그래도 나는 즐거이 걸어왔다. 일생, 전도사 시절부터, 23세에서 지금까지 교회를 섬기며 살아 왔다. 누가 나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다면 나는 “나의 남은 세월도 오직 타의“他意”로 살 것이라고...“

물이 어디 자기의 뜻한바 있어
흐르기를 시작 했던가
자기의 코스가 있어 바다로 가던가
그저 머물지 못해
낮은 데로 흐르고 스미는 것뿐

흐르다가 박힌 바위를 만나면
돌아서 가는 길도/ 웅덩이를 만나면
찰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절벽에서는 낙하하는 법도
배워서 아는 것이 아니니라

거목의 뿌리를 뽑고 산을 허물고
노도 하는 홍수가 되는 것도
범선 미풍에 졸고 있는 하오도
산새들 적요를 즐기는 강 언덕도
물이 어디 자기가 자기의 모양을 만들던가

하물며 땅으로 스며
가는 목근의 피가 되고
지하 장강(長江)의 지류가 되는 것도
물이 어디 자기의 뜻이던가 (졸작 <타의> 의 전문)

나는 그래서 늘 주님께 “다가서며” “들으며” 살려고 한다. “나에게 생명주신 주님의 뜻 무엇인가” “나 여기 살게 하신 주님의 뜻 무엇인가” 이렇게 물으며 기도한다. 시대적 사회적 역사적 충동이 크면 클수록 타의에 민감하고 순종하며 전하려는 사명감을 어찌 할 수가 없다.

어제를 돌아보면 감사 한 일 뿐이고
오늘을 살 때에도 만족 한 일 뿐 이니
내일을 바라보면 희망 더욱 넘치네

어제를 돌아보면 불러주신 그 음성
오늘을 살 때에도 동행하신 발자국
내일을 바라보면 새 생명이 넘치네

어제를 돌아보면 용서받은 많은 죄
오늘을 살 때에도 맡겨주신 큰 사명
내일을 살 때에도 주의 영광 넘치네
(필자의 찬송시 <어제 오늘 내일>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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