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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순 교사의 한국어반 이야기] 교사·교장·커뮤니티의 삼각관계

김성순 / 한국어 이중언어 교사 시다레인 아카데미

새로 시작한 시다레인아카데미 한국어 이중언어반이 무사히 개강했다. 백투스쿨나이트도 열었는데 교실이 꽉 찰 정도로 많은 학부모가 오셔서 성원해 주셔서 감사할 뿐이다.

한국어 이중언어반을 시작하려면 유치반을 시작할 교사, 프로그램을 시작할 학교의 교장, 커뮤니티의 지원, 이 세 가지가 필수적·유기적으로 공조해야 가능성이 있다. 한국어 이중언어 프로그램 개설이라는 높은 산을 넘기 위해서는 그 학교 교장의 수년에 걸친 헌신적인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교장은 여러 그룹을 설득시키고 자기 편으로 끌어들여야만 한다. 교육감, 디렉터들, 교육위원과 이사들, 인근 학교 교장들, 자신의 학교에서 반대하는 교사들, 반대하는 타인종 학부모들 뿐만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의 지원을 끌어내야 한다. 이 과정은 1-2년이 아니라 수년에 걸쳐 지속적인 리서치와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어 하시엔다교육구는 9년 전 중국어 이중언어반이 시작됐고 2년 전에는 스패니시반이 개설돼 잘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어반 개설안도 수월하게 공감을 얻었다. 게다가 엘렌 박 교장이 중국어반을 성공적으로 개설한 경험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교사는 경험과 개설 의지가 투철해야 한다. 이중언어반을 가르치는 교사는 일반 교사보다 부담이 더 크다. 교육구에서 요구하는 모든 학과 과정을 이중언어로 가르쳐 학생들이 내용을 동시에 마스터할 수 있게 교육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어뿐 아니라 한국 문화를 동시에 습득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가르칠 양이 무척 많다는 점도 부담의 요인이 된다. 시다레인의 경우 박 교장과 함께 거의 1년 전부터 계획 단계부터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모든 과정을 같이 추진했다.



또 하나 중요한 요인은 커뮤니티 지원이다. 이중언어반을 새로 개설하려면 반을 채울 학생들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지원이 있어도 학생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학생을 모으는 일은 또 교장과 교사, 교육감만으로는 할 수 없다. 한인 단체들과 커뮤니티, 미디어의 네트워킹이 필요하다. 신문, 소셜미디어, 단체 워크숍, 학교 선생님과 친구, 친척까지 매일 입에서 입으로 전파되어 한 명씩 자리를 채우는 작업을 수개월간 지속한 결과가 오늘 우리 반이다.

SNS와 온라인 서베이 등 테크놀로지를 최대 활용하여 학생들을 모으는 작업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디었다. 어느 날은 3명이 등록해 환호성을 올렸는데 일주일 간 아무 소식이 없을 땐 답답했다. 친구 교사들의 역할도 대단했다. 몇몇 교사들은 자신의 자녀를 입학시켰고 교회나 인근에 거주하는 친척들의 자녀를 유치시켰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도 지원금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물론 교사 월급은 교육구에서 책임지지만 그 모든 준비 과정과 프로그램 개설에 필요한 교육 자재 지원금은 교육구에서 지원받지 못한다. 다행히 한국 정부에서 지원을 해줘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오늘도 23명의 병아리가 삐약삐약 거리다 집으로 떠났다. 푹 쉬고 내일 또 모여들 병아리들을 위해 오늘도 나는 수업을 준비하러 교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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