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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학의 정석] 계산기 사용이 점수에 미치는 영향

존 김 원장 / 쿨김아카데미

올해 가을 학기에 UC에 입학한 학생의 부모로부터 문의를 받았습니다. 자녀가 SAT와 SAT서브젝터 시험에서 모두 800점 만점을 받았고, 학교에서는 AP과정과 유사한 IB Standard를 이수했는데 대학 1학년 교양 미적분(Calculus)을 들으면서 아주 힘들어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본인의 자녀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도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고 상황을 이야기하셨습니다. 이 자녀가 입학한 곳은 UC 캠퍼스 중에서도 최고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캠퍼스였습니다.

학부모께서 이야기하신 포인트를 몇 가지 짚어보면, ▶SAT 수학에서 800점을 받았다고 수학실력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대학 교수가 TI-84 같은 그래프가 그려지는 계산기를 못 쓰게 한다 ▶교과서를 보면 이해가 되는데, 시험 문제는 그것보다 10배 더 어려운 문제가 나온다 ▶개념 이해를 물어보는 (증명 과정을 써야 하는) 문제들이다 ▶스카이프를 이용한 과외를 하는 또래 대학생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 학생은 한국의 외국인(국제) 학교를 졸업한 학생이었습니다. 이 학교는 미국서부교육청(WASC)의 인가를 받은 학교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보통 공립학교와 수준이 비슷하리라 기대가 되지만 현실은 다를 수 있습니다. 한 예로 IB Standard에서도 미적분을 다룹니다. 일반 AP 과정으로 비교하자면 AP Calculus AB 범위까지는 다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외국인 학교에서는 계산기 사용을 허용해 학생들은 문제풀이에 이를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입니다.

이 학부모님은 TI-84 같은 계산기를 못 쓰게 한다고 하셨지만, 한국의 많은 외국인 (국제) 학교는 TI-89는 진작에 건너뛰고, TI-Nspire를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AP Calculus AB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AP Calculus BC를 수강하라고 하기도 합니다. 아예 AP Calculus AB 강의를 개설하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됩니다. (Pre-Calculus Honors를 들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많은 학생이 SAT나 ACT '시험 점수'는 잘 받았었습니다. 그런데 곁가지 이야기이지만, 당분간 한국에서 보는 미국 대입 시험에서는 고득점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ACT의 경우 10월 시험부터 엄청나게 철저한 보안 장치를 장착하고 시험지들이 시험 장소로 배달된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9월 이전까지는 시험자료 보안이 매우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로이터 통신의 기사가 나간 이후 ACT 본사의 시험보안 담당자들이 모두 해고당하고 새로 교체되었다는 이야기들이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SAT 시험지 유출은 더 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그래서, 칼리지보드도 시험지 보안에 매우 많은 신경을 쓰는 형국입니다.

SAT서브젝트 수학 레벨 2C 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더라도 계산기 없이 미적분 문제를 풀게 되면 거의 대부분의 학생은 매우 긴장하게 됩니다. 더군다나, 증명하는 수준으로 과정을 모두 써야 한다고 하면 극도로 혼란스러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한국의 외국인학교에서 공부하는 매우 많은 학생이 이런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쉽게 시험 문제를 출제하고, AP 시험은 학원에서 출제 예상 문제들을 집중적으로 배운 뒤 시험을 치러 3점 이상 받은 학생들은 대학 입학 합격 통지를 받고 좋아했을 수 있지만, 1학년 말에는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수업을 듣고 있을 확률 또한 매우 높습니다. "계산기를 사용한다고 해도 SAT 점수와 실력이랑 별 상관이 없잖아요…." 학부모님의 이야기가 한동안 제 귓가를 맴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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