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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왕따'에서 건진 내 딸

데비 장 / 풀러턴
데비 장 / 풀러턴 

[LA중앙일보] 발행 2018/06/01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8/05/31 18:31

며칠 전 한 학생이 교내 '왕따' 문제로 자살을 시도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갑자기 딸 아이가 겪은 일이 생각났다. 내 딸은 중학교 때 다른 아이와 가깝게 지냈다는 이유로, 친하게 지내던 친구 3명으로부터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했다.

어느 날 딸이 방과 후에 조용히 집에서 종이접기를 하고 있어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때 첫째(큰 오빠)로부터 동생이 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고, 교실에서 의자를 빼앗기는 등 괴롭힘을 당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엄마로서 너무 당황했다. 평소 가깝게 지내던 친구들이라서 일단 그 아이들 엄마에게 연락한 뒤 잠시 만나자고 했다. 딸이 힘들어하는 상황을 설명하고 아이들이 다시 친하게 지낼 수 있길 바란다고 정중하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런데 의외의 대답이 나왔다. "아이들 싸움에 왜 어른이 개입을 합니까?" 상대 측 부모가 괴롭힘에 대해 자녀를 훈육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파악하고 학교를 찾아가 교장 선생님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영어가 부족했지만 하고 싶은 말을 다 적어서 가져갔다.

당시 선생님께서는 나를 달래고 위로하면서 학교 규정대로 조치할 것을 약속했다. 선생님은 가해 학생들을 불러놓고 괴롭힘에 대한 잘못된 점을 교육하고 앞으로 가해가 계속 될 경우 정학은 물론이고 퇴학 조치까지 시킬 수 있다는 교내 규정을 내밀었다. 그리고 지나가다가 눈을 흘긴다든지, 화난 표정을 짓는 등의 행위를 절대 하지 말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때 그 선생님의 재빠른 대처로, 가해 학생들은 잘못된 행동에 대해 바르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고 딸 아이는 괴롭힘에서 벗어나 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다.

부모가 자녀의 상태를 잘 파악하는 것은 너무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어떤 문제가 있을 때, 부모가 학교 또는 교사들과 충분히 소통하며 대처할 수 있다.

만약 자녀가 그런 피해를 당해 가슴앓이를 하는 부모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지금 우리 딸은 세 아이의 엄마가 돼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때 도움을 준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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