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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욕 내뱉는 사람들

박영혜 / 리버사이드
박영혜 / 리버사이드 

[LA중앙일보] 발행 2018/06/04 미주판 10면 기사입력 2018/06/03 14:55

욕, 욕설은 좋은 말은 아니다. 분노와 저주의 표현이다. 욕설을 잘하는 사람은 살아온 환경에서 의식 없이 익혀진 습관적인 면이 많다.

나는 잊을 수 없는 어렸을 때 친했던, 정말 욕을 많이 먹고 자란 친구가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가 밭이랑 사이로 나누어졌던 동네였다. 옆집 '정자'엄마는 우리 큰언니와 동갑이었다. 6·25 터지고 친구 아버지는 북한군에게 끌려갔고, 남동생과 남매를 기르는 정자 엄마는 광주리에 이고 다니며 장사를 했다.

장사는 잘 된다는데도 집에 오면 정자에게 습관적으로 짜증을 내며 욕을 했었다. "엠병하다 땀을 내다 죽을…." "육시를 해…."너무 고통스러운 욕들이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우리가 뒷동네 서울 쪽으로 이사를 한 후 정자를 만난 기억이 없다. 정자가 열일곱에 공장을 다닌다고 들었다. 열아홉에 정자가 참한 신랑 만나 시집을 갔다고 했다. 친정어머니는 조카딸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정자를 만났다고 했다. 그 좋던 정자의 몸이 당뇨로 너무 살이 빠져 마음이 안 좋더라 하셨다. 그 후 이삼 년 후 친정어머니는 "살만하니까 그 불쌍한 것이 갔다"고 하셨다.

성경에도 "생명을 사랑하고 좋은 날 보기를 원하는 자는 혀를 금하여 악한 말을 그치라"고 했다. 정자도 그의 엄마처럼 자녀들에게 욕을 많이 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요즈음은 언어폭력이라는 표현을 한다. 정자 엄마는 장성한 딸의 죽음에 마음이 많이 아팠을 것이다. 애정이 깃든 욕이라 해도 좋은 말은 아니다. 독한 욕설이 자신에게 돌아오는 불행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욕설을 쉽게 하지는 못한다.

말은 쏟은 물과 같다고 하는데 욕은 다시 담을 수 없는 형태 없는 고통이 될 수도 있다. 더욱 사회의 지도자급인 분들, 정치인들 욕설은 사회에 이야깃거리가 된다. 또한 파급력이 커 자신에게 올무가 되기도 한다. 욕설을 해야만 문제나 화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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