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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앞뜰과 뒤뜰

무엇이 그리 바빴나 가까운 공원에 들러 꽃밭 한번 제대로 거닐어 본 일이 없다. 기껏 갔다 해도 눈길 한번 휙 둘러보고 마음은 벌써 내일 할 일에 가 있었나 보다.

장미정원 이야기가 나와 언제 한번 가보자고 하자 꼬맹이 두 녀석의 성화로 지난 주말에 엑스포지션파크 로즈 가든에 들러 장미꽃에 흠뻑 취해보았다. 종류대로 뭉쳐있는 꽃밭 사이로 잔디가 싱그러워 꼬맹이들은 넘어져도 곧 일어나 다시 뒤뚱거리며 뛰는 모습이 영화 같은 장면으로 동화를 읽는가 했다. 어른들이 늘 아쉬워하는 동심의 세계가 거기 있다. 그리고 한인타운에서 가까워 좋다.

눈으로 들어온 꽃이 마음에 앉아 평화를 준다. 고요한 안식으로 세상만한 여백의 쉼터를 준다. 우윳빛 백장미가 말쑥하게 웃는다. 새빨간 장미가 새침해도 밉지가 않다. 백 가지도 넘는 탐스런 꽃의 이름들도 예쁘다. 문 댄스(Moon dance), 세인트 패트릭(Saint Patrick), 슈가 문(Sugar moon) 등 찾으려면 하루가 모자라겠다.

우리의 몸은 마음의 집이요 꽃의 집이다. 그런데 내 마음 어디 있나에 선뜻 답을 못 낸다. 마음 둘 곳을 모른다 할 때 마음은 몸 밖에 있나. 착한 마음 아픈 마음은 머리에 있나 가슴에 있나. 마음을 놓으려면 어디에 놓아야 하나. 지금도 알 수 없는 당신의 마음이다. 하긴 내 마음 나도 모르는데.



주택에는 흔히 앞뜰과 뒤뜰이 있다. 앞뜰은 체면과 예의로 치장을 하여 작아도 도덕적 의지의 이성을 보여준다. 뒤뜰은 감성으로 가족의 관용과 여유를 느끼게 하는 좀 더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 곳이다. 삶을 배우고 마음을 닦는 터전이라 하겠다.

지난 해에 집사람이 어느 권사님에게서 받아온 은행을 다독여 잘 심었는데 싹이 겨우 둘만 터졌다. 7%의 성공이다. 작년에 꽃을 피워준 도라지가 한 뼘 넘게 예쁘게 자라고 있어 파란 단꿈을 꾸고 있다.


지상문 / 파코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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