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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진상 손님의 심리

박영혜 / 리버사이드
박영혜 / 리버사이드 

[LA중앙일보] 발행 2018/07/14 미주판 12면 기사입력 2018/07/13 19:19

맛있는 음식을 많이 차려놓은 음식상이 진수성찬이다. 뇌물성 대접을 위해 잘 차린 음식상을 '코앞에 진상'이라는 표현을 한다. 밥상 앞에서 습관적 밥투정하는 아이를 엄마들이 "우리집 진상" 이라 했었다. 대단한 문제도 아닌 일로 까다롭고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로 '진상'이라 하는 것 같다.

작년 한국방문 때 돌아가신 큰 언니의 소문난 효자, 조카집에 머무르며 들은 이야기다. 몇십 년 다닌 은행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조카에게 은행 일 힘들지 않았느냐 물었다. 가끔 진상들만 안 만나면 괜찮다고 했다. 최고 대학 최고 학위도 소용없고, 그런 사람이 들어오면 행원들끼리는 표정으로 알아 차린다고 했다.

'진상'은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시카고로 이민와 세탁소 파트타임 일을 할 때였다. 워터 타워 건물 근처, 세탁소는 지하층에 있었다. 손님이 층계를 내려오는 것만 보여도 주인은 눈을 찌푸렸다. 나이 든 백인 노인. 많은 옷을 가지고 오는 것도 아니고 매주 바지 하나에 셔츠 하나만 세탁을 맡기면서도 늘 불평을 한단다. 오시지 말라는 말까지 했는데도 정확하게 온다고 했다.

나도 약 7~8년 전 어느 지인 분과 같이 중국 뷔페 식당에 몇 번 가서 식사를 했는데 나 자신이 민망스러웠었다. 지인 분은 웨이터한테 이것 저것 까다로움을 피우며 부르고 시키는 일이 많았다. 뷔페란 자신이 음식을 갖다 먹는 곳이다. "손님이 왕인데, 내가 얼마나 자주 오는데" 하셨다. 그 다음 그 식당을 또 갔을 때 홀 중앙에 서있던 웨이터가 지인 분을 아주 기분 나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 웨이터의 표정이 민망스러워 그냥 되 나오고 싶었다.

직장에도, 단체 모임에도, 친구들 중에도 진상은 가끔 있다. 진상 짓 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특별해 보이고 싶은 심리로 다른 사람을 귀찮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지나친 진상 짓은 불편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로감을 준다. 자주 불평하고 고칠 수 없는 원칙을 따지며 직원에게 화내고 따지는 것은 진상 짓이다. 나 자신도 혹시 다른 사람에게 인식하지 못하며 진상 짓을 하고 있지는 않나? 한번쯤 생각해 보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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