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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한바탕 복권 꿈

이번엔 틀림 없다니까, 정말.

송아지만 한 멧돼지가 내 가슴으로 냅다 뛰어든 지난 밤 꿈을 떠올리며 들어선 동네 리커스토어. 로토를 사고 나오는 발걸음이 나는 듯 가볍다. 나는 매주 월요일에는 메가 복권에 거금 5달러를, 수요일에는 파워볼에 거금 10달러를 투자하면 일주일이 행복하다.

한 번도 맞춘 적이 없으나 언제쯤일까, 잭팟 터지는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즐거운 기다림을 계속하고 있다.

틀림없어. 꿈도 가끔은 맞는다니까. 5000만 달러. 세금 떼고도 3000만 달러쯤. 그 많은 돈 어떻게 하지. 우선 마누라 고물차를 바꿔줘야겠다. 렉서스로 할까. 아니야. 그래도 벤츠 500쯤 돼야 기죽고 살아온 세월 마누라가 가슴 활짝 펴게 해줄 수 있지. 다음은 마누라 손가락에 45년을 끼고 있는 결혼식 때 끼워준 좁쌀만 한 다이아몬드 반지를 바꿔줘야겠다. 1캐럿, 2캐럿. 아니야 3캐럿 정도는 돼야 콩나물 장수 불러놓고 아이고 골치야 하고 이마 만지고 자랑할 게 아닌가.



외출에서 돌아와 싱글벙글하는 나를 마누라가 한심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돈벌이도 못 하는 영감이 무엇이 그리 좋아 실성한 사람처럼 웃고 다니냐고 한소리 한다.

마누라여. 옛글에 이르기를 연작안지 홍곡지지(燕雀安知 鴻鵠之志)라. 제비나 참새가 어찌 기러기나 고니의 뜻을 알겠는가. 이 남편의 깊은 뜻을 그대는 몰라도 된다. 이번엔 정말이라니까. 잭팟만 터지면 죽기 전에 호강 한번 멋지게 시켜준다니까.

슬그머니 이불 속으로 들어가 낮잠 청하는 마음이 무지개 타고 하늘을 간다.


이산하 / 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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