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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귀하고 소중한 하루

수지 강 / 라구나우즈
수지 강 / 라구나우즈 

[LA중앙일보] 발행 2018/08/15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8/08/14 19:56

밝고 깨끗한 햇살이 아침이라고 하면서 창문을 노크한다. 금년도 벌써 반년이 지났다. 나이가 들수록 하루가 얼마나 귀한지 모르겠다. 젊었을 때는 그날이 그날이라 '오늘 못하면 내일 하지' 하는 여유가 있었는데….

나이가 드니 세월 타령, 신세 타령이 잦아진다. 다 옛날이 그립다는 마음이겠거니 한다.

친했던 친구도 그립고, 미웠던 친구도 그립다. 싫어했던 친구도 그립고, 싸웠던 친구도 그립다. '그땐 왜 그랬지' 하면서 가물가물한 추억이지만 소중하게 더듬어 본다. 지나온 세월을 생각해보면, 꼭 노 없는 배가 물결 따라, 파도 따라 흘러 여기까지 온 것은 오직 주님의 은혜다.

얼마 전 친구가 한국에서 딸 보러 다니러 왔다갔다. 전에는 떠날 때 "내년에 또 보자" 하던 친구가 "언제 우리가 또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슬픈 인사를 남기고 떠났다.

골프를 치며 내가 언제까지 푸른 초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생각한다. 수영장에서도 언제까지 수영을 즐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자자 진다.

60대는 해마다 다르다고 한다. 70대는 날마다, 80대는 매일 다르다고 한다. 90대는 매시간이 다르겠나. 오늘 하루, 이 시간, 지금, 다 아까운 시간, 아껴야 할 시간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동창들이 모여 맛있는 것도 먹고, 웃고, 재미있게 자주 만나곤 했는데 이제는 모두 여기 아프다, 저기 아프다, 무릎 수술했다, 허리 수술했다, 백내장 수술했다고들 하니 모이기도 힘들어 동창모임도 65년 만에 막을 내렸다. 전화로만 가끔 통화한다. 그래도 통화를 주고받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행복한 시간이다.

세월이 좀 더 가면 전화마저 어렵겠지…, 혹시 "뉘시오" 하는 대답이 들려올 수도 있다.

이것 저것 생각하면 오늘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는 오늘이 없을 터인데. 눈에 보이는 우리 '겉사람'은 쇠하여져도, 눈에 안 보이는 '속사람'은 날로 날로 흥해지는 귀한 하루가 되길 원한다.

나는 오늘도 즐겁고 감사한 하루를 찬양으로 맞이하고, 즐기고,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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