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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잃어버렸던 물병

나는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 5마일에서 10마일 정도를 뛴다. 한 달 전쯤에 나가서 뛰다가 부주의로 교각의 아스팔트와 시멘트 부분의 이음 지점에 생긴 높이의 차이가 심한 것을 모르고 걷어차면서 앞으로 심하게 넘어졌다. 이마와 코, 무릎 그리고 오른손가락 세 개가 뒤로 젖어지면서 칼로 자른 것처럼 절단돼 힘줄이 보이는 중상을 입었다.

집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집에 있는 딸에게 전화를 하려는데 잘되지가 않아서 우선 911에 전화를 했다. 얼마 안 되어 소방차와 구급차가 와서 응급치료를 받고 병원 응급실로 갔다. 엑스레이와 CAT 스캔을 하느라 수시간이 지난 후에야 손가락을 바로 잡고 접합수술을 하고 퇴원을 했다.

응급실에 있는 동안 경찰이 와서 자세한 사고 경위와 사고 장소를 물어서 사실대로 이야기를 해줬다. 잠시 후 그 경찰이 와서 현장에서 물병을 하나 찾았다고 했다. 그제야 내가 차고 뛰던 물병 두 개 중 하나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물병은 같이 뛰는 그룹 중 한 분이 내게 선물로 준 것이었는데 차마 갔다 달라는 말이 나오지 않아 말을 못하고 퇴원 후에 운동기구점에 가서 같은 것을 찾았지만 없어서 좀 크지만 그런대로 쓸 수 있을 것 같은 것을 15달러에 샀다. 병 사이즈가 달라서 불편하기 짝이 없던 차에 경찰서에서 편지가 왔다.

물병을 찾아가라는 통지였다. 경찰서에서 사고 경위와 현장 검증을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물병을 갖다가 보관하고 주인에게 찾아가라고 통지를 해주리라고 까지는 생각을 못했다.



가치로 보아서 얼마 안 되는 하찮은 물건이지만, 내게는 중요하고 또 귀한 물건이었다.

경찰의 세밀한 일처리에 정말로 감탄했다. 감사한 마음을 혼자 지니고 있기보다는 공개적으로 감사의 표시를 하기 위해서 몇 자 적었다.


이명우 / 어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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