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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묘지 방문 봉사' 23년

출석하고 있는 교회에서 장례 과정을 마치면 돌아가신 해당 교우 이름은 한 달 만에 사라지고 만다. 이를 보면서 마음을 다지고 고달픔을 인내하며 각각의 묘지방문을 하기 시작해 한 분씩 어렵사리 찾아내기 시작했다. 신문을 읽다 좋은 글이 있으면 집락(Ziploc)에 넣은 뒤 묘소 앞 꽃병 안에 두고 오기도 했다.

습기와 물이 닿기만 하면 젖어서 아무 소용이 없어 다음에는 비닐을 입힌 나미레이팅(코팅)작업을 했었지만 시중에 파는 재료의 용도로서는 마음에 들지 않아 망설이고 있었을 때 누군가가 연락을 주었다. 신문에 난 나의 활동을 본 것이다.

1999년 1월 난생처음 내가 신문에 나온 뒤 타주에서 한 통의 전화가 왔다. 인연은 그렇게 시작되어 그 선행 부부는 19년 동안 물심양면으로 도와 주셨다.

양질의 비닐 재료들과 때때로 제작된 기계도 시제품으로 사용하도록 도와 주셨다. 그때부터 묘지를 방문하면서 꽃병 안에 넣었던 활동들과 유가족에게 발송하는 기일 편지에 삽입되는 작은 기도문들, 또한 각계 각층 사람들이 보낸 훈훈한 내용 글귀를 비닐 옷 입혀 전달하거나 발송하는 활동에도 지금껏 매진하고 있다.



신문을 읽으며 얼마나 많은 이들이 험난한 사회에서 아름다운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지도 알게 되었다. 그런 분들에게 여건이 맞는 범위 내에서 밤낮 구별 두지 않고, 만들어서 발송하거나 전달할 수 있었던 것도 선행 부부의 넉넉한 인심의 덕분이 아닐까 싶다.

최근에는 안타까운 사연 속에 홀로 남으신 부인께도 신문 기사 내용이 담긴 원본 그대로를 곱게 비닐 옷을 입혀 전달했다. 작은 정성이나마 슬픈 마음이 위로받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멀리서 쉴 틈 없이 나눔을 베풀어 준 선행부부에게 다시 한 번 감사 드리고 싶다. 지난 8월 27일 월요일은 내가 유별난 활동을 시작한 지 꼭 23년 된 날이었다. 이제 다시 24년을 향해 굳세게 내딛는다. '아멘'. 곁에 있다 소천하신 많은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김 로마노 / 가든그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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