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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식구가 늘었다

핵가족 시대라 보통 두세 식구인데 우리는 아들, 손자, 며느리 모두 7명이다. 식탁에 머리를 맞대고 식사를 할 땐 정말 식구가 많구나 느낀다.

그런데 거기에 식구가 하나 더 늘었다. 10개월 된 강아지다.

동물을 무척 좋아하는 손주들이 "강아지, 강아지" 하며 졸라댔고, 특히 큰 손녀는 소원이라고 애원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할아버지의 결사반대로 그 소원은 이뤄지지 않는가 싶었다. 할아버지는 한번 집에 데려와 식구가 되면 끝까지 돌봐야 하는데 처음에는 모두 귀여워하겠지만 결국 청소며 뒷바라지는 할아버지 몫이 될 거라며 반대하시는 거였다.

그런데 지난 6월 큰 손녀 중학교 졸업 때 "무슨 선물을 해줄까" 했더니 이때다 싶었는지 강아지를 사달라고 했다. 밥 주고, 물 주고, 배변 치우고, 목욕 시키고 다 자기가 한다고 했다. 두 동생들은 게임도 안 하고 강아지를 돌보겠다고 야단들이었다.



아들 식구는 애니멀 셸터에 가서 구경만 하고 돌아오기를 여러 번. 어느 날 며느리가 밖에서 전화로 "어머니, 7개월 된 강아지를 데려가려고요. 아버님께 잘 말씀 드려주세요"라고 부탁했다.

며칠 후 귀여운 '데이지'가 집으로 왔다. 처음엔 아기라고 봐 주었는데 여기저기 '볼 일'을 봐서 "저거 봐라, 내 저럴 줄 알았다"라는 비난의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며느리의 훈련 덕에 데이지는 이제 볼 일을 모두 밖에서 해결한다.

영리한 강아지는 이제 7식구의 성격을 모두 파악한 것 같다. 아침이 되면 강아지는 손녀 방문 앞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방문이 열리면 쏜살같이 침대로 올라가 손녀에게 아침 인사를 한다. 할아버지는 맨 마지막이다. 아니 순위에도 안 드는 것 같다.

"쟤가 당신 무서워 하나봐요" 했더니 "그럼, 집 안에 무서운 사람도 있어야지" 하신다.

강아지가 우리 집에 온지 3개월. 이제 데이지는 우리집 막내 손녀가 됐다. 집에 두고 나온 날, 빨리 가서 데이지 봐야지 하는 나도 데이지의 할머니가 됐다. 우리 집 식구는 8명이다.


정현숙 /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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