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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껌팔이·채소 행상에게도 크리스마스의 은총이"

한국기독공보 50년대 글 소개
성탄 시즌의 사설 등 시대상 담겨

과거 한국 교계 신문에서 성탄절은 어떤 의미를 가졌을까.

성탄절 기사를 보면 당시 시대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17일 한국기독공보는 1950년대부터 성탄절 시기에 제작됐던 일부 기사들에 대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는 한국기독공보가 최근 해당 신문에서 보도됐던 기사들을 디지털화하는 과정에서 특별히 성탄 시즌에 게재된 투고, 사설 등을 취합한 것이다.



우선 한국기독공보는 1952년 12월22일자 성탄호 사설을 공개했다. 사설이 게재된 시기는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때였다.

이 신문은 당시 사설에서 "금년도 전쟁 속에서 크리스마스를 맞게 됐다"며 "자녀에게 기념선물은 못 줄지라도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며 십자가에서 속죄제물이 되신 사실을 밤새도록 가르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휴전후 1953년 12월28일자 사설에는 전쟁의 상흔을 성탄의 의미로 덮고자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사설에는 "크리스마스. 하나님이 죄진 인간을 구원하시려 참 사람이 되셔서 오신 이날. 우리가 진정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살게 된다면 하루의 휴전이 한 달, 다시 한해로 연장되어 참된 세계 평화가 실현됐을 것"이라고 했다.

고 한경직 목사의 메시지(1955년 12월26일자)도 소개됐다.

당시 한 목사는 "크리스마스는 하나님의 사랑이 나타나신 날입니다. 사람은 배반하고 거스르고 악의 길로 나아가되 하나님은 세상을 잊지 못하시고 사랑하셔서 독생자를 보내신 날입니다. 그가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셨으니 우리도 서로 사랑함이 마땅합니다. 그 크신 사랑을 좀 배워야겠습니다. 교우들끼리 좀더 사랑합시다. 어려운 문제들이 많으나 크리스마스의 사랑으로 해결치 못할 문제가 없을 줄 압니다"라고 성탄 메시지를 적었다.

교회의 성탄 행사를 한탄하는 투고도 눈길을 끈다.

한국기독공보는 한 투고(1958년 12월22일자)를 소개하면서 "요즘은 새벽 찬미대가 각기 자기 교인들 집만 찾아 한절씩 부르고 떠난다. 서울에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진다. 깡패 ,주정꾼, 도박꾼, 거기에 새벽 찬미대를 가장한 걸인들까지, 술집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고 철야난무하는 처참한 모습"이라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독재정권과에 대한 항거와 교회의 사회 참여를 촉구하는 글도 있었다.

이 신문의 1960년 12월26일자 1면에는 "우리는 많은 피를 보았고 무수한 군중의 아우성을 들은 까닭에 금번 크리스마스는 기어코 엄숙하고 뜨거운 기도로 맞이해야겠습니다.(중략) 낮아지는 것이 평화의 길이며 희생하는 것이 삶의 길이라는 진리가 우리의 굳어진 심장을 터뜨리고 되살아나기까지 엄숙히 꿇어 앉아 기도로 이번 크리스마스를 맞이합시다"라는 당시 여전도회전국연합회장이었던 주선애(현 장신대 명예교수)씨의 글이 실리기도 했다.

이어 1963년 12월23일자 강신명 총회장의 성탄 메시지에는 "사회와 민족이 교회를 도외시하고 백안시하고 있다. 정의와 복지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조차도 교회의 소리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먼저 교회부터 연합하고 통일하라고 반박하기도 한다. 이때 우리 교회는 신앙으로 단결하고 나아가 평화의 기쁜 소식을 전해야겠다"는 교계를 향한 안타까움이 담겨있다.

이어 1972년 12월 23일자(새문안교회 강신명 목사)에는 "예수님이 가난한 자, 눌린 자, 불쌍한 자들을 위해 세상에 오셨다. (중략) (중량교 지역에) 주민은 약 1500백 명, 들고 나가는 이가 많아 정확한 계수가 어려우며, 대부분 노동으로 삶을 영위하는데 막노동, 채소장사, 행상, 리어카, 껌팔이, 봉투붙이기가 직업이며, 하루 몇 백원 버는 것이 고작"이라며 교계의 관심과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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