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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한 효도 할 수 있어 보람"

'골롬바의 집' 남녀 봉사자들
식사ㆍ목욕ㆍ미용 등 다양

'골롬바의 집'에서 점심을 준비하고 있는 봉사자들과 수녀들이 함께 했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공데레사 원장수녀.

'골롬바의 집'에서 점심을 준비하고 있는 봉사자들과 수녀들이 함께 했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공데레사 원장수녀.

초창기 '골롬바의 집'에 파견된 수도회 수도자들이 골롬바의 집 거실에 마련된 창립자 윤을수 신부 사진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2006년).

초창기 '골롬바의 집'에 파견된 수도회 수도자들이 골롬바의 집 거실에 마련된 창립자 윤을수 신부 사진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2006년).

새해를 따스한 이웃 사랑 속에서 맞이하는 사람들이 있다. 2가와 마리포사에 위치한 '골롬바의 집'의 봉사자들이다.

이곳은 한국의 가톨릭 수도회인 '인보성체수도회'(Blessed Sacrament Sisters of Charity)에서 파견된 3명의 수도자가 6명의 할머니들(92세~94세)과 함께 작지만 따스한 소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는 '가정 양로원(Residential Care Facility for the Elderly)'이다. 2001년 수도회 사회복지 비영리재단법인으로 인가를 받았다.

봉사자들은 짧게는 수주일에서 길게는 5년째 이곳과 인연을 맺은 사람들인데 대부분이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보내드리고 못다한 사랑을 늘 마음 한구석에 안고 지냈던 이들이다. 입주 할머니들이 종교와 무관하듯이 이곳에서 봉사하는 사람들은 가톨릭 외에 개신교와 불교신자도 포함되어 있다.

봉사는 공데레사 원장 수녀의 요청에 의해서 주로 스케줄이 잡히는데 현재 3명의 수녀들의 손이 미처 닿지 못한 부분들이다. 삼삼오오 자연스럽게 팀이 만들어져 일주일 혹은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봉사를 하러 오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 점심 봉사를 하는 5명의 식사팀은 5년 전부터 특별 메뉴를 각자의 자비로 장을 보아서 이곳 어머니들을 위한 맛있는 특별 식탁을 차려 드린다. 할머니들이 무척 좋아한다. 지난주에는 갈비탕과 새콤달콤한 두부를 곁들인 쟁반국수였다. 김베로니카씨는 "성당에서 다른 봉사를 많이 했고 규모도 컸지만 이곳에 할머니들을 위해 마련하는 식사 봉사와는 다른 느낌"이라며 "어느 봉사보다도 애착이 가는 것은 친정어머니께 못다한 효를 대신 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소감을 토로했다.

2년 전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에 목욕봉사를 하러 오는 추희자, 박정희씨도 "처음에는 목욕해드린다고 하니 불편해 하셨는데 지금은 딸처럼 생각하고 요래조래 씻으라고 하신다"며 "엄마가 살아계실 때 한 번도 못해드렸던 것을 지금 이 어머니에게 대신 해드림으로써 되갚을 수 있어서 마음이 홀가분해지면서 돌아갈 때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며 이젠 정말 어머니처럼 정이 많이 들었다며 웃었다.

멀리 오렌지카운티에서 미장원을 운영하는 3명의 개신교 신자들도 4년 동안 꾸준히 한 달에 한번 찾아와 할머니들의 머리를 예쁘게 손질해 주고 있다.

공데레사 원장수녀는 "이외에도 고장이 날 때마다 달려와 고쳐주는 형제님들과 성경공부를 지도해주는 자매님들에게도 항상 감사를 전한다"며 "우리 수녀들의 부족한 일손을 도와주는 것도 고맙지만 봉사하는 사람들이 어머니에 대한 사랑 되갚음을 통해 힐링을 받는다는 것을 볼 수 있다"며 봉사의 가장 큰 기쁨은 자신의 상처 치유임을 아울러 알려 주었다.

▶ 골롬바의 집:(213)389-7760.


인보성체수도회는…

성체성사를 공경하고 성체성사의 정신을 따라 살도록 서울 대교구의 윤을수 신부(라우렌시오ㆍ1907~1971)가 1956년에 설립했다.

인보성체수도회 정신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신 '사랑'과 그것을 몸소 보여주신 마지막 만찬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행위'로 본을 보여주신 그리스도 사상의 핵심인 '예수님의 사랑' 곧 '인보(caritas)'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인보정신은 '자아에 대한 참된 겸손'과 '남에 대한 사랑'에 있다. 겸손이란 무분별한 자기비하가 아닌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즉 참된 나 자신을 깨닫는 것이다. '주님!'하고 부를 때 '지금 나를 부르는 너는 누구이냐?'고 하느님은 되물으신다. 자신을 알게 될 때 하느님 자녀로서의 자존감 회복이 되고 비로소 이웃을 진심으로 인정하는 '참다운 겸손'에 이른다.

윤을수 신부는 회고록에서 '이웃을 도우라는 것은 반드시 먹이라는 것도, 입히라는 것도 아니다. 누구든간에 그 사람을 존경하라는 것이다'고 적었다.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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