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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100번째 기고

교회나 어떤 단체 등 한정된 범위 내에서 간행물 등에 쓴 글이라면 구성원들 간 내용에 대해 직접 해석하며 평가하겠지만, 신문이나 대중매체에 게재된 글은 사회 공공재로 변환되어 불특정 다수와 세상에 전파되기에 단순히 필자의 개인적 견해만이 아닌, 이에 대한 생각과 판단들이 한 축으로 몰려 정리되면서 소위 여론을 형성해 가게 된다.

이렇게 사회를 계도하고 통합해 발전적 방향으로 이끌어가며 언론이 기능하게 되는데, 이를 위해 그 내용과 질이 밑받침되어야 그 순기능을 발하게 된다. 건축물을 지을 때 각 부위에 적합한 자재를 골라 다듬어 맞춰서 설계에 따라 완성하고 외관도 멋지게 치장하듯이 글을 써 세상에 내놓으려면 유용한 지식·정보 등으로 채우고 문장으로서의 적절한 수식을 가미하여 읽는 사람에게 실질적 유익과 재미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조셉 퓰리처는 "짧게 쓰면 읽힌다"고 했다. 우선 쉽게 읽어야 하니까. 그러나 "명료하고 그림같이 쓰라"고 덧붙인다. 감칠맛 나는 문장력으로 주제를 선명히 드러내되 필요 적절한 설명이나 서술로 문장이 지루하게 늘어지지 않도록 쓰라는 것이다.

지식은 많이 배워서 얻을 수 있지만 사물을 묘사하는 표현력은 타고났거나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거듭된 학습을 통해 향상될 수 있다고 하는데, 헤밍웨이나 마가렛 미첼 등 다수 작가들이 고등교육을 받지 못했음에도 천재성을 나타내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선천적 소질이 받침되어야 하는 것 같다.



명품 요리가 주 식재료만이 아닌 첨가 재료와 양념을 사용해 남다른 기법으로 만들어지듯이 어휘를 고르고 미사여구로 장식해서 감칠맛 나는 문장으로 엮어내어 명문장, 명작을 창작해 내는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조건들 중 한 가지도 갖추지 못했음에도 부끄러움 모르는 무모함만으로 중앙일보에 6년여간 써내어 100회에 이르렀으니 25년 신문 구독 연륜 중 늘 용납·포용해주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윤천모 / 풀러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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