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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도 생계 어려우면 다른 직업 가질 수 있어"

목회자의 '이중 직업' 논란 (상)

미국 교계와 달리 여전히 한인 교계에서 목회자의 이중직은여 전히 논란이 많다. 하지만 이제는 이중직에 대해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이 없음) [중앙포토]

미국 교계와 달리 여전히 한인 교계에서 목회자의 이중직은여 전히 논란이 많다. 하지만 이제는 이중직에 대해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이 없음) [중앙포토]

미국 목사 55% "타직종 종사자였다"
목사에 대한 인식 변화와 현실 반영
미국 교계에서는 '목사 이중직' 장려
반면 한인 교계에서는 직간접적 금지
"목회 현실상 이중직 허용 시급하다"
"목사가 다른 일? 바람직 하지 못해"


목사는 다른 직업을 가지면 안될까. 유독 한국 및 한인 교계에서 목회자의 '이중직'에 대한 논란은 크다. 논란 이면에는 목회자에 대한 정의, 바라보는 인식, 신학적 차이 등이 존재한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인 바나리서치그룹은 목회자들의 직업에 대해 조사를 펼쳤다. <본지 1월15일자 a-23면>

조사에 따르면 미국내 목회자 2명 중 1명(55%)은 목사가 되기 전 다른 직업에 종사했다. 이중 25%는 여전히 목회와 다른 직업을 병행하고 있었다. 목회자의 이중직에 대한 현실과 미래 등을 알아본다.


미국 교계에서는 이미 목회자의 '이중 직업(Bi-Vocational)'에 대한 인식은 보편화돼있다.



목회에 대한 인식과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목사가 되서 사역에만 전념하던 과거와 달리 요즘 미국내 젊은 목회자들중에는 이중직을 감당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미국내 최대 교단인 남침례교단(SBC)은 목사의 이중직을 미래를 대비한 하나의 전략으로 세우고 있다.

복음주의언약장로교단(ECO)의 경우는 이중직을 가진 목회자에게 라이선스까지 발급해주고 있다. 교단이 자체적으로 이중직 목사를 공식적으로 인정해 행여 교인들 사이에서 이중직 목사에 대해 생겨날 수 있는 선입견을 없애고, 동시에 이중 직업을 가진 목회자를 독려하고 양성하겠다는 의미인 셈이다.

미국 최대 장로교단인 PCUSA 역시 교단 산하 신학교에서 이중직 목회자를 위한 프로그램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동우 목사(패서디나장로교회)는 "PCUSA는 교단이 목회자들에게 최저 임금 보장과 은퇴 연금 프로그램까지 제공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오늘날 목회 현장의 현실로 인해 목회자들의 이중직업을 허용하고 있다"며 "교회가 목회자의 생계를 다 책임지지 못할 경우 목사도 다른 일을 할 수 있고 실제 미국 교회들 중에는 목회자에게 이중직을 병행할 수 있도록 시간을 할애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미국 교단인 '크리스천처치(제자회)' 소속 김효철 목사는 "미국 목회자들의 경우 목사가 이중직을 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다거나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 같은건 전혀 없다"며 "한국 또는 한인 교계에서는 목사의 이중직을 두고 부정적인 시각이나 반대 의견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목회 현장의 현실에서는 이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미국 교계와 달리 실제 한국내 주요 교단들은 교단법을 통해 목회자가 목회외에 다른 직업을 가지는 것을 직ㆍ간접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미주 한인 이민교계 역시 한국 교단 출신의 목회자들이 많기 때문에 이중직에 대한 찬반 논란이 존재한다.

이는 목회자에 대한 정의 또는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목사와 교인들 사이에서는 '목회자=성직'이라는 특정한 관념 때문에 종교인이 세속에서 일을 하는 것을 꺼리는 인식이 있다.

그리고 목사가 다른 직업을 갖고 목회를 감당할 경우 사역을 소홀히 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교회 자체에서 이중직을 원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현실은 '이중직 허용'이 시급하다는 게 교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만큼 생계형 목사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 월간지 '목회와 신학'은 한국 내 목회자 904명(신뢰도 95%)을 대상으로 '목회자 이중직'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73.9%가 이중직을 찬성했다. 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66.7%의 목회자는 보건복지부가 규정한 월최저생계비(4인 가족 기준163만 원)에도 못 미치는 사례비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주 한인교계도 한국 교계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데니 한 (34ㆍLA) 목사는 "소위 교계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구조가 심화되고 있는데 일부 중대형교회나 목사가 일부 재정을 독점하는 교회 말고는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생계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며 "어쩌면 오늘날 목사에게 이중직은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가 될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목회자가 많기 때문에 이중직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 자체가 교계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시각"이라고 말했다.

변호사로 활동중인 데이브 노 목사는 "목회자든, 교인이든 이중직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과 왜곡된 인식이 생겨난 것은 '직업'이라는 개념에 대해 잘못된 신학적 교육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목사만 특별한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목사를 포함한 모든 '성도'가 각자 역할대로, 소명대로 귀한 일을 감당하고 있는건데 목회자의 소명만 특정하기 때문에 다른 일을 못한다면 그건 성경적으로도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목회자를 특정하게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하다. 이는 곧 목회자의 이중직을 반대하는 의견으로까지 이어진다.

교인 김성민(가명)씨는 "목회자는 '소명'을 받고 사역을 감당하는 '하나님의 종'이라고 생각하는데 생계 때문에 다른 직업을 갖고 행여 그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다면 바람직하지 못한 선택이라 본다"며 "그리고 목회자가 다른 직업을 갖고 생계를 유지한다해도 그 직업이 무슨 직종인지에 따라서도 보는 시각은 달라질 것 같다"고 전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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