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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북미회담과 베트남의 교훈

제2차 북미회담 장소가 베트남 하노이로 결정됐다. 한반도의 미래가 도마 위에 올려질 베트남은 어떤 나라인가?

베트남은 대한민국과 유사한 역사를 가진 나라다. 기원전 2천여 년 건국이래, 여러 왕조를 거치는 동안 중국의 지배도 여러 번 받다가, 19세기 중반 100년 동안 프랑스의 식민지가 된다. 2차대전 종료와 함께 해방이 되지만, 이념분쟁으로 북위 17도선을 중심으로 남과 북이 갈라진 상태에서, 미국의 통킹만 사건을 계기로 자유민주주의 베트남과 공산주의 월맹이 대결하는 민족상잔의 전쟁이 거의 11년 동안 계속됐다. 한국이 자유진영의 일원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하게 된 것도 이 시기였다.

세계적인 반전 여론에 밀려 1973년 파리 평화협정이 체결됨으로 미군을 위시한 연합군이 철수하며 베트남은 17도선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나뉘는 분단국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평화협정 2년 후인 1975년 월맹은 17도선을 넘어 비밀리에 공격을 개시했고 51일 만에 남부 베트남은 패망하고 공산주의 국가가 됐다. 전쟁 발발시 바로 미군이 개입하겠다는 종이쪽지에 불과한 파리 평화협정만 믿고, 국가안보를 내려놓은 채, 정쟁과 탐욕에 눈이 멀었던 부패하고 무능한 남부 베트남의 군사 및 정치 지도자들에 비해, 베트남통일에의 야욕을 포기하지 않고 칼을 갈았던 북부 월맹 공산주의 지도자들의 집요한 베트남 적화운동이 만들어 낸 결과였다.

패망의 대가는 엄청났다. 언론, 출판, 집회, 종교 및 거주지의 자유는 제한되고, 기업인, 종교인, 언론인 및 군경찰을 포함 수 백만 명이 정신 재교육을 위해 수용소에 갇히고, 백여만 명의 보트피플이 바다에 뛰어들어 그중 11만 명이 수장되는 비극이 뒤따랐다.



필자도 1967년 백마사단의 소대장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자유의 십자군 깃발을 높이 들고 백마가 가는 곳에 자유가 있다." 우렁찬 군가가 아직도 귓가에 쟁쟁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의 참전도 소용없이 베트남은 공산주의 국가가 되고 말았다. 다행히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월맹) 정부가 과거 경제정책을 개혁 개방정책으로 쇄신함으로써 미국의 경제지원을 받아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도입하며 경제적으로 성장하는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이번 북미회담을 하노이로 정한 두 정상은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회담장에 올 것이다. 미국만 안전하면 비핵화의 여정에는 별로 개의치 않으며, 안보보다는 물질에 더 관심이 많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미국의 도움으로 이룩한 베트남의 경제성장을 자랑하려 할 것이다. 반면, 한반도 적화통일의 야욕을 가진 김정은 위원장은 "선통일, 후경제성장"을 생각하며 월맹의 통일 전략에 더 큰 관심을 가질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마음가짐이다. 자유와 번영은 우리가 지켜서 자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최고의 가치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현재 누리고 있는 자유와 번영을 박탈당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베트남 패망의 역사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권영무 / 샌디에이고 에이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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