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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그리스도인의 자유

박비오 신부 / 천주교 성 정하상 바오로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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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9/07/23 종교 26면 기사입력 2019/07/22 19:01

여러분은 탑 속에서 늙은 마녀와 함께 살던 아름다운 소녀 라푼첼 이야기를 알고 있을 것이다. 늙은 마녀는 어린 라푼첼에게 계속해서 "네가 얼마나 못생겼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그곳에는 거울이 없었기 때문에 불쌍한 라푼첼은 자신이 마녀처럼 못 생겼다고 믿었다. 소녀는 결코 자신의 아름다움을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탑 속에서 죄수처럼 살았다. 자기 상상에 의한 아주 못생긴 죄수로! 마녀는 잘 알고 있었다. 라푼첼이 본인이 추하다고 믿고 있으면 절대로 그 탑에서 도망치려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런데 맑게 갠 어느 날, 매력적인 왕자가 흰 말을 타고 탑 옆을 지나가게 되었다. 때마침 라푼첼은 신선한 공기를 마시기 위해 탑의 창밖으로 몸을 내밀고 있었다. 매력적인 왕자는 그 아름다운 소녀를 바라보기 위해 즉각 말을 세웠다. 서로 웃으며 인사를 주고받은 뒤, 소녀가 긴 금발을 창밖으로 늘어뜨리자, 왕자는 그녀의 머리칼을 사다리 삼아 기어 올라가 탑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이 찬탄하는 눈으로 서로의 눈 속을 들여다보았을 때, 라푼첼은 왕자의 반짝이는 눈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비로소 제대로 바라볼 수 있었다.

왕자의 눈 속에 비친 라푼첼은 미치도록 아름다웠다. 바로 그때, 그녀는 해방되었다. 마녀로부터, 탑으로부터, 자신이 못생겼다고 하는 두려움으로부터! 그래서 두 사람은 탑에서 뛰어내려와 왕자의 백마 위에 사뿐히 내려앉고선 석양 속으로 행복하게 말을 타고 달려갔다. 우리는 자신이 어느 정도 못 생겼고, 남들보다 똑똑하지 못하며, 남들보다 역량이 부족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우리가 지닌 대부분의 문제처럼 이 또한 빈약한 자기 이미지의 문제다. 하지만 하느님은 당신의 메시지를, 당신의 노래를, 심지어 당신의 사랑을 이와 같은 '깨지고 물이 새는 그릇' 같은 우리에게 담아 주셨다. 우리는 자신의 선함과 아름다움을 깨달음으로써 해방될 필요가 있다.

라푼첼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반짝이는 왕자의 눈빛은 예수님의 눈빛이다. 예수님은 인간의 가장 깊은 곳으로 내려가 장점을 찾아내어 그들에게 본인들의 장점을 보여주셨다. 그렇게 해서 탐욕스러운 세관장이었던 자캐오는 정직한 인간이 되었고, 매매춘 종사자였던 마리아 막달레나는 성녀로 변했다. 예수님의 이러한 눈빛, 곧 하느님의 조건 없는 사랑을 만나야 우리는 우리 본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마침내 자유가 무엇인지를 느끼게 된다.

본연의 아름다움을 비춰주어 자유롭게 살도록 초대받은 사람들! 그 자유는 하느님의 조건 없는 사랑에서부터 시작된다. 상대방이 어떻게 행동하든 상관없이, 상대방이 누구든 상관없이, 본인은 일관성 있게 사랑을 선택함으로써 누리게 되는 자유! 교회는 그런 자유를 누리는 사람들의 공동체이다. (갈라 5,13)

park.pi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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