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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와 공공성] 자사고 폐지에 대한 단상

자사고 이슈가 뜨겁다. 사교육을 과열시키며 계층간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자사고 폐지 입장과 교육 정책에 정치 논리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반대 입장이 팽배하다.

먼저 기독교인으로서 필자는 자사고 폐지를 반대하는 입장에 속하는데, 물론 다른 이유에서다. 성경에 의하면, 교육이라는 영역 자체가 우선적으로 부모의 주된 관심 영역이어야 한다.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는 잠언의 말씀을 기억해야한다. '마땅히 행할 길'이라는 표현에서부터 교육은 상당히 부모의 가치관에 상당한 영향을 받음을 알 수 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부모가 자녀들에게 자신의 가치관이나 세계관 즉 이데올로기에 걸맞는 교육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야 한다. 기독교인 부모가 자녀를 불교 세계관이나 무신론적 세계관으로 가르치지 않을 자유가 있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기독교 자사고에 속하는 안산 동산고의 일반고 전환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상산고와 달리, 교육부가 지정한 점수에 상당히 미치지 못하는 안산 동산고는 어쩌면 자사고로서의 매력이 뛰어난 것이 아니며, 심지어 입시 경쟁에서 우월함을 보이는 학교도 아니다. 그러나 안산 동산고를 보내는 부모들이 이왕이면 자녀가 입시를 위한 탁월한 성적도 바랄 수도 있겠지만(이것은 실상 모든 부모들의 바램), 무엇보다 그 학교로 보내는 이유는 기독교 세계관으로 자녀를 양육하고자 함이다. 물론 실제로 안산 동산고가 얼마나 기독교 세계관에 충실한 학교인지는 모르겠으나, 부모가 자녀를 그렇게 키우고자하는 열망을 왜 포기해야하는가.



마치 중세 시대의 교회처럼 현대 사회에서 국가의 권력은 너무나 막강해서, 우리의 모든 삶을 아우르는 파워를 지니게 되었다. 교육은 공공재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왜 국가만이 공공재의 유일무이한 분배자가 되어야 하는가. 왜 국가가 나서서, 부모의 자녀 양육을 위한 결정을 방해하는가. 왜 교회나 사회적 기구들이 교육에 참여해서, 그런 공공선의 분배자가 되어선 아니되는가. 오히려 국가는 다양한 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개인들과 사회적 영역에게 제공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선진국의 유명 사립학교들은 대개 경제적으로 어려운 자녀들에게만 장학금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왜 외면하는가.

다양성에 기반한 교육이야말로 오히려 계층 불평등 구조를 완화하는 것이다.

edkim5@calvinseminary.edu


김은득 목사 / 칼빈신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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