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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 사안 대부분 이사 몇 명이 '밀실 결정'

이슈 진단: 한미박물관 어떻게 되고 있나 〈3·끝〉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2013년 설계 조감도 발표 후 두 차례나 프로젝트를 변경했다. 박물관 건립 추진 과정에서 한인사회 여론수렴이나 공감대 형성은 외면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미박물관 제공]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2013년 설계 조감도 발표 후 두 차례나 프로젝트를 변경했다. 박물관 건립 추진 과정에서 한인사회 여론수렴이나 공감대 형성은 외면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미박물관 제공]

건립 비용 6배나 늘었지만
재정현황 공개 제대로 안해
설계변경·모금도 '끼리끼리'
한인사회 공감대 확보 '과제'


2002년 11월, 한미박물관 이사회가 새 이사장과 이사진을 꾸리자 한인사회는 큰 기대를 품었다. 미국 사회에서 ‘이야기와 영향력’을 갖춘 인물들이 전면에 나서서다. 한인사회 숙원사업인 미국 최초 한미박물관 건립 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신뢰도와 추진력을 갖췄다는 평을 얻었다.

당시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제2 도약’을 선언했다. 63빌딩•주베를린 미국대사관 설계 등으로 미국건축학계 명예의 전당에 오른 건축가 겸 BBCN은행 초대 이사장인 고 박기서씨가 이사장을 맡았다. 학계는 박노희 UCLA 치대학장, 언론계는 장재민 한국일보 회장, 기업체는 제이미슨 프로퍼티 데이비드 이 대표 등이 이사로 합류했다.

한미박물관 이사회 사무국에 따르면 현 이사진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건립기금 모금이다. 한미박물관 제2 도약 이후 고액 기부도 줄을 이었다. 한미박물관 기부자 명단(www.kanmuseum.org/acknowledgements)에 따르면 홍명기 전 이사장 250만 달러, 익명 사업가 100만 달러, 문항업•미셸 문(이사)•권정자•데이비드 이•장재민•김용환(코아맥스 회장)•세아스틸(SeAH Steel, 이병준 회장) 각각 50만 달러 기부 등 많은 이들이 100달러부터 250만 달러까지 힘을 보탰다. LA시(350만 달러)와 캘리포니아주(400만 달러)도 미국 사회 역사보존 차원에서 한미박물관 지원을 확정했다.



◆이사회 투명성 논란

하지만 한미박물관 건립 프로젝트 규모가 확대되며, 이사회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특히 이사회 내부 주도권 다툼이 문제로 지적됐다. “한미박물관이 소수 이사의 전유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는 우려가 그것이다.

한미박물관 3200만 달러 프로젝트, 1800만 달러(약정 포함) 확보. 이사회는 1400만 달러 기금을 더 모아야 한다. 한미박물관 완공을 위해서 투명성을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현 이사회가 한인사회에 접근하는 모습은 폐쇄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지난 10년 동안 ‘이사회 정기모임, 지출 및 재정 현황, 프로젝트 의사결정 과정’ 외부 공개는 거의 없었다. 새 이사 공개모집이나 한미박물관 추진 공청회, 대외홍보 행사 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한 한인비영리단체 사무담당 A씨는 “역대 한인단체 중 한미박물관 이사진 구성이 가장 화려했다. 영향력과 재력 측면에서도 한인사회 내로라하는 ‘큰 손’이 한자리에 모였다”면서 “시작은 좋았지만 결국 소수 이사회는 폐쇄성도 키웠다. 특히 장재민 공동이사장과 데이비드 이 이사가 한미박물관 건립 및 완공 후 운영 방안을 놓고 강하게 대립했다는 얘기가 나온 뒤로 급격히 추진력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이 회장은 2018년 1월 이사직을 사임했다.

A씨는 “홍명기 이사장도 최근 사임했다. 한인사회 큰 손들이 이사회 전면에서 물러나는 모습은 내부 문제가 발생했다는 방증으로 보인다”며 “공동이사장 및 이사장을 맡아 온 장재민 회장 역할이 중요하다. 이사끼리 소통을 강화하되 특정인이 주도권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인사회 공감대 살려야

한미박물관 이사회는 2013년 1차 설계안 발표, 2015년 2차 수정 설계안 발표, 2019년 3차 최종 설계안을 발표하면서 완공시기를 2016년에서 2022년으로 미뤘다. 박물관 예상 건립비용도 500만 달러에서 3200만 달러로 6배 가까이 늘었다. 이 모든 과정은 이사 7~8명이 결정했다.

반면 이사회가 ‘이민 역사의 산실, 한미박물관’ 건립을 위한 여론조성 및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은 뒷전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당장 건립비용 충당을 위해 영향력과 재력을 갖춘 기부자만 찾아서다. 이는 최근 이사회 외연 확대 및 활동이 위축되자, 추진력 감소라는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다.

LA한인타운 직장인 김정인(45)씨는 “한미박물관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지만 누가 어떻게 추진하는 지는 모르겠다. 주변에도 내용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라고 아쉬워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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