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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지 면접관이 들려주는 인터뷰 에듀 프리미엄…인터뷰란 다듬지 않은 원석 찾는 일

[에듀 프리미엄]
지원서에서 볼 수 없는 인간성
다양한 질문 유도해 확인하고
보고서에 자세히 기록해 통보

"가족에 대해서 이야기해줄래?"

하버드 대학을 목표로 삼은 성취도가 높은 학생들과 대화를 진행하기 위해 말하는 굉장히 단순한 질문이다. 다양한 종류의 대답을 듣는다.

"우리 엄마는 한국 사람들만 좋아하는 전형적인 한국 엄마예요. 천주교 신자인데 제 생각엔 인종차별주의자 같아요. 어렸을 때 엄마는 저를 TV 앞에 앉혀두고 하루 종일 폭스뉴스를 보게 했어요."

"제 부모님은 전형적인 '헬리콥터 부모'예요. 내가 하는 모든 걸 알아야 하고 무엇을 하든 허락을 받아야 하고 내 행동을 면밀히 지켜봐요. 그들이 하라는 대로 하지 않으면 죄책감이 들어요."



믿든지 말든지 학생들은 이런 이야기를 전부 들려준다. 자신의 이미지를 해치는 개인정보인지 조차도 모른다. 그들이 보고 생각하는 게 아는 전부다. 그래서 그들의 엄마가 다른 인종을 때려눕힌다거나 본인이 독립정신이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는 것도 정상이다. 나는 그들이 말하는 걸 정확히 적고 보고서를 입학위원회에 보낸다.

이런 학생도 있었다.

"우리 엄마는 국경을 2번이나 넘다가 걸렸어요. 결국 3번째 시도 끝에 넘었어요." 엄마가 멕시코에서 밀입국을 시도했었다고? 고등학교 4년 내내 'A'만 받은 학생의 말이다. 경쟁이 센 고등학교에서 어려운 과목들만 수강했는데 게다가 12학년에는 AP과목 5개를 우수하게 마쳤다.

이 학생은 멕시코계 미국인이었고 내가 만난 가장 놀라운 면접자였다. 5분도 안 돼 나는 그가 '하버드 재목'임을 발견했다. 그는 또한 나를 눈물짓게 한 최초이자 유일한 면접자였다.

그래서 나는 파고들었다. 왜 이렇게 했지? 그동안 왜 그렇게 열심히 한 거야?"

"왜냐하면 나는 부모님을 자랑스럽게 하고 싶었어요. 그들의 희생은 가치 있는 일이었습니다. 나는 사람들이 내가 가졌던 것과 같은 기회를 갖지 못한 커뮤니티에서 왔기 때문에 더 나 자신을 채찍질했습니다. 난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나 같은 사람들. 많은 사람이 지금의 내가 될 수 있게 도왔고 나는 그들의 노력을 알리고 싶습니다."

이 학생은 내 뒤통수를 쳤다. 그의 대답은 내 심장을 움직였고 눈물을 흘리게 했다. 이 젊은이는 또래에게서는 없는 인간성을 갖추고 있었다. 눈에 띄는 성품은 아니지만 모든 조합이 지금 이 순간을 만들었다.

그의 특이한 재능은 수년간의 헌신을 통해 얻은 선물이었다. 그의 성실함 또한 특별한 재능이었다. 하버드 지원자를 평가할 때 내가 한 번도 체크하지 않은 항목이 있다. "다듬지 않은 다이아몬드 원석." 나는 그의 인터뷰 보고서를 끝내면서 이 항목에 체크했다. 도대체 이 학생의 무엇이 나의 눈을 끌었을까?

1. 그는 진짜였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의 휴대폰에 있는 알람이 두 번 울렸다. 보통 이건 전혀 좋은 징조가 아니다. 인터뷰할 때는 전화기를 꺼라. 처음 전화가 울렸을 때 나는 무심한 척 가볍게 "우리 인터뷰 시작을 알리는 알람인가 보지?"라고 말하며 분위기를 캐주얼하게 유도했다.

그는 창피한 듯 고개를 끄덕이면서 사과를 하고 재빨리 재킷 주머니에 전화기를 집어넣었다. 하지만 5분 후에 알람은 다시 울렸다. 무슨 일이 생겼나. 이번에는 알람으로 가득 찬 전화기 화면을 들여다봤는데 좀 이상했다. 나는 변명을 기다렸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 말했다. "이건 내가 여드름 약 먹는 시간을 알려주는 알람이에요. 점심을 먹으면 바로 먹어야 하는데 너무너무 미안합니다." 그 후 알람은 다시 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난 그의 설명에 이미 넘어갔다.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갖고 있는 불안감을 보여주거나 인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안다. 빌리(가명)는 그런 것까지 공유할 수 있는 괜찮은 사람이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면접관을 감동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려고 하고 가끔은 사실과 먼 자신이 아닌 모습을 자랑한다.

사람들은 허세를 꿰뚫어보는 경향이 있다. 속이지 말아라. 스키나 뮤지컬 오페라 같은 걸 아는 것처럼 행동하지 마라. 몇 년 전 흘끗 본 기사를 떠올리면서 뉴욕타임스를 규칙적으로 읽는다고 말하지도 마라. 면접관에게 들통날 것이다. 하지만 인터뷰 동안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는 것'도 경고한다. 다만 그 자리에 어울리는 최고의 모습이 되어라. 너무 광을 내지 않으면서 진짜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라.

2. 그는 깊이 사랑했다.

빌리는 인터뷰를 할 때 나에게 하버드에 대해 몇 가지 가르쳐 주었다. 그건 내가 학교에 다닐 때도 몰랐던 것들이다. 예를 들자면 아메리칸레퍼토리 극장이다. 내가 학부생이었을 때 지금은 하버드 경영대 졸업생이자 벤처 투자가인 내 친구 팻과 함께 이곳에 공연을 보러 간 적이 있다. 하지만 나는 빌리처럼 이 극장에 대해 몰랐다.

그는 다른 대학 연극학과와 달리 그곳에서 연기하고 노래하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말했다. 하버드 대학은 프로페셔널 무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그는 세계적인 수준의 카펠라 그룹인 하버드 크로코딜로스에 집착하고 있다. 내 친구도 이 그룹에서 활동했었기에 나도 잘 알았다. 빌리는 몇 년 동안 그들이 공연한 몇몇 노래들을 다운로드해 듣는 열성 팔로워가 됐다.

그는 지난 저녁 자신이 참여했던 할리우드 쇼 프로그램을 꺼냈다. 유명인이 가득한 이 행사에서 그는 학생 기획자로 참여했었다. 그는 "이 쇼는 뮤지컬 극장과 음악 교육에 엄청난 영향을 준 크레이그 자단에게 바치는 공연이었어요. 저는 고등학교 극단에서 스타 캐스팅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준 학생 중 한 명이었어요." 그는 풋루즈(Footloose)에서 재스퍼인데드라인(Jasper in Deadline)에 이르기까지 연기 경험이 풍부하게 담긴 이력서를 갖고 있었다.

그는 약 30번의 공연을 했는데 이를 통해 그는 하버드 대학의 예술 작품의 매력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으쓱거리는 눈빛으로 프로그램 페이지를 넘겼다.

연극 공연을 떠나 빌리는 환경가이자 활동가였다. 그는 역사 수업을 통해 배운 식민지화에 대해 깊이 공부했다. 그는 미국 인디언들의 인구에까지 영향을 끼친 과거사를 더 배우기 위해 하워드 진이 쓴 '미국 사람들의 역사'라는 책을 찾아 읽었다고 했다. 이 책은 비 백인들의 관점에서 들려주는 역사의 이야기다. 그는 "책을 통해 차별과 잔인성을 더 의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번도 나는 그가 무엇을 사랑하는지 그의 열정이 어디에 있는지 물어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나는 그가 예술의 힘을 널리 퍼뜨린 전도사였고 라틴계 사람들의 지지자였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3.그로 인해 세상이 더 나아진다.

빌리가 집이나 학교 또는 공연하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나는 그의 존재만으로 그를 둘러싼 환경이 좀 더 밝고 긍정적이고 친절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지는 걸 볼 수 있다.

내가 인터뷰에서 본 빌리는 쾌활하고 외향적이며 신실하고 열정이 있었다. 이런 학생이라면 하버드 같은 대학에서 어울려 공부를 한다면 주위 사람들을 위해 적어도 조금은 더 나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내가 의지할 어깨가 필요하다면 그에게 갈 수 있을 것이다. 빌리는 내가 여는 파티에 초대하고 싶은 사람이다. 그는 저녁 식사에 좋은 대화 친구가 될 것이다.

우리(면접관)가 피하는 사람들이 있다. 거의 모든 것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이다. 이런 학생은 포르셰 새 차를 소유하고도 핸들에 생긴 작은 긁힌 자국에 대해 끊임없이 불평한다.

또 사립학교에서 교육받고 엄마가 다 알아서 해주는 편안한 삶 등 모든 걸 다 가져도 우울해 한다. 그런 학생은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불쾌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

명문 대학들은 캠퍼스에 부정적인 분위기를 가져오는 것을 피하고 싶어한다. 그런 학생들은 캠퍼스 환경을 불필요하게 긴장시킬 수 있고 주변 사람들의 경험을 불쾌하게 만들 수 있다.

그들은 어디를 가든지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 만약 학생이 GPA 4.85에 퍼펙트 SAT 점수가 있는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자이더라도 중요하지 않다. 예를 들어 본인 자신에게만 신경을 쓰고 신랄하거나 음울해 보이는 걱정과 의심이 많은 성격이라면 이런 성격은 지원서의 어딘가에 드러난다.

하지만 빌리는 대학 때 누군가에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지역에 재난이 생길 때 맨 처음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언젠가는 뮤지컬에 대한 사랑에 깊이 빠져 역사를 만들어 낼 수도 있는 사람이 될 것 같은 그의 행동 우리가 그와 나눈 교류를 통해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된다.

아무리 미미해도 내가 그에게 말할 때 나는 세상의 선함을 떠올리고 그는 내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그리고 만약 그가 수업에 나오지 않았다면 나는 그가 채울 수밖에 없는 그 무언가를 느끼며 허전해 할 것이란 걸 상상할 수 있다.

4. 호감이 생겼다.

빌리에게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특별한 힘이 있다. 대부분 대학에 지원하는 17살 또래들은 아직 어리다. 그들의 부모가 다 알아서 해준다. 보기만 해도 어떻게 그들이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빌리는 나이에 비해 성숙했다. 인터뷰를 위해 자리에 앉았을 때 그는 "선생님 이 빨대가 큰데 괜찮으세요? 더 작은 걸 찾을 수 없었어요"하며 물병과 함께 건네줬다. 자신의 중요한 인터뷰를 앞두고 있었지만 나를 첫 번째로 배려했다.

그렇게 대하는 사람을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의 동기를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의 단순한 행동 때문에 호감을 갖게 된 건 아니다. 나는 빌리에게서 다른 사람을 섬기고 다른 사람의 요구를 자신의 것보다 우선시하는 것에 익숙한 사려깊은 젊은 남자를 감지했다.

그는 자신의 활동과 성과에 대해 말할 때 그 성과를 자신의 것으로 돌리지 않았다. 그는 가족 중 처음으로 대학에 진학한 누나를 보면서 본인도 큰 꿈을 꿀 수 있다는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빈민가 출신인 그에게 기회의 문이 열린 이유는 중학교 교장 때문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가 캘리포니아 주의회에서 활동한 리더십 이야기를 할 때도 그는 기회를 주고 선출해 준 사람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시하는 말을 나는 주의 깊게 들었다.사람들과 충분히 오래 대화를 하면 상대방에 대한 그림이 떠오른다. 편견이 발견되고 진정한 색이 의도치 않게 드러날 수 있고 가치관이 나타난다. 나는 빌리를 지금 막 만났지만 그의 친구가 되고 싶었고 그가 믿을만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사랑하게 됐다.

인터뷰를 하다 보면 사람들의 대답에서 참 인간성을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빌리가 여기서 한 일을 결코 해낼 수 없을 것이다. 냉소론자들은 그가 배우니까 아마도 면접관의 눈을 속였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하버드에 내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확히 말했고 지금 그는 하버드 캠퍼스에 있다. 다행히도 하버드 역시 내가 본 것을 보았다.

mkim@ivorywood.com


마리 김/ 아이보리우드 에듀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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