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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한약 많이 먹는 운동선수, 왜 도핑 안 걸릴까?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4/05 15:01

[더,오래] 박용환의 동의보감 건강스쿨(72)
한의원에는 면역력이나 체력강화를 위해 오는 사람이 많다. 전통적으로 보약이라는 것이 알려진 덕분인데, 이 보약이야말로 한국 한의학의 정수가 아닌가 생각한다. 한국의 한약처방이 보약 위주라 옛날에 못 먹고 살 때 해당하는 것이라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 임상에서 처방을 내려보니 보약만큼 이 시대에 더 맞는 것이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보약이 배를 채워주는 건 아니고 기를 채워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약초의 기운이 필요하고 훌륭하게 치료 효과를 내면서 면역력을 좋게 해준다. 무엇보다 강한 처방에 비해서 안전하여 안심할 수 있기 때문에 보약류에 해당하는 것으로 더 즐겨 처방하게 된다.

체력을 높이기 위해서 오는 사람 중에 운동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다. 국가대표뿐만 아니라 프로 선수, 생활체육강사, 트레이너들처럼 인생을 운동에 건 이들이다. 생활체육을 하거나 그냥 단순한 운동을 하려고 해도 체력보강을 위해서 보약이 필요하지만, 전문적으로 운동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체력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 당연하다. 특히 프로선수와 대화하다 보면 어릴 때부터 온갖 몸에 좋다는 음식과 보약은 떼 놓지 않고 먹었다고 한다. 프로선수가 되니까 체력이 필요해진 것이 아니라, 프로선수가 되려면 체력이 필요하니까 보양이 꼭 필요했다는 말이다.




한약을 먹으면 살찐다든지, 머리가 하얗게 된다는 등 오해가 많다. 한약은 간 질환을 치료할 정도로 간에 좋은데도 불구하고 전혀 근거가 없이 간에 대해 걱정을 하는 오해를 수십년간 받아 왔다. [중앙포토]






간혹 세간에 떠도는 근거 없는 오해의 말을 듣고 “한약에 스테로이드가 있다면서요? 그거 도핑에 걸리는 거 아닐까요?” 하는 경우가 있다. 일부는 맞는 이야기지만, 결과적으로는 틀린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약을 구성하는 일부 약초 중에서 스테로이드 성분이 검출될 때가 있지만, 대부분 천연스테로이드이다. 극히 일부 약초 중에서 도핑에 걸릴만한 성분이 나오는 것은 밝혀져 있기 때문에 시합을 뛰는 선수에게는 처방하지 않는다. 그러니 상담 후 한의사의 처방에 의한 한약이라면 도핑에 걸리지 않고 체력을 키울 수 있다”가 되겠다.

스테로이드의 오해를 많이 받는 약초 중에 감초가 있다. 약방문의 감초(처방전에 감초가 들어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뜻)라는 말에서 보듯, 한의약 처방에 감초가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웬만한 한약에는 감초 때문에 스테로이드 걱정을 해야 하지 않냐는 오해까지 사곤 한다. 하지만, 감초의 스테로이드는 천연적인 성분이고 성질이 다른 것이라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감초는 유럽,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향신료로 많이 쓰이고, 해리포터에서 감초 사탕이 나올 정도로 서양에도 흔하다. 독일에서는 콧물감기와 위궤양 치료에도 응용한다. 유럽에서는 독특한 풍미 때문에 향신료로 쓰고, 약초학이 발달한 우리는 온갖 약재의 효과를 조화시키기 위해서 쓴다.

스테로이드는 인체 내에서도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이다. 포유동물의 담즙산, 성호르몬 같은 경우도 스테로이드 계열의 성분이며, 부신피질에서도 상당히 많이 분비된다. 동물뿐만 아니라 식물에서도 스테롤 구조의 화합물들이 많은데 이것들은 천연적인 스테로이드이다. 감초뿐만 아니라 마나 콩, 도라지, 율무, 마늘, 결명자, 더덕 등 각종 채소뿐만 아니라 두부에도 천연스테로이드 성분이 있다. 심지어 마에서 뽑아낸 성분으로 합성스테로이드를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스테로이드를 걱정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보통 걱정하는 스테로이드는 합성스테로이드이다. 약초 전체를 음식으로 먹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성분만 따로 분리해서 합성한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일부 독성 역할을 하는 경우는 있다. 그런 약초들은 한의사들이 구분하고 있다.

합성스테로이드는 스테롤 구조의 화합물을 만들어서 주사제 혹은 피부에 바르거나 복용하는 것으로 투입된다. 천연물보다 강력하게 작용해서 고용량을 쓰면 부작용이 생기기도 하고, 끊을 때조차도 부작용에 시달리게 된다. 도핑 역시 합성스테로이드가 걱정이다.




감초의 스테로이드는 천연적인 성분이다. 감초는 유럽에서는 독특한 풍미 때문에 향신료로 쓰고, 약초학이 발달한 우리는 온갖 약재의 효과를 조화시키기 위해서 쓴다. [사진 pixabay]






약초라고 해서 모두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감초도 하루에 50g 이상을 6주간 복용하니 고혈압, 저칼륨혈증 등이 생긴다는 실험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처방에 감초는 하루 6~10g 내외로 처방된다. 한의사가 일부러 하루 50g씩을 처방할 이유는 없다. 위에서 말한 네덜란드인들은 향신료로 1년에 2㎏을 먹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걸 먹으면서 누구도 (합성)스테로이드를 걱정하지 않는다.

또, 약초 성분 중에서 도핑에 걸릴만한 약초는 분류해서 한의사들이 알고 있다. 맥문동, 반하, 세신, 마황이나 마자인, 마전자, 보두 같은 약재들은 운동선수들에게 처방할 때는 만에 하나의 경우를 대비해서 가급적 사용을 자제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의사에게 진맥을 받고 처방을 받는다면 도핑을 걱정할 이유는 없다. 대부분의 약초뿐만 아니라 보약에서 주성분이라 할 수 있는 녹용 역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약은 무슨 이유인지 오해가 참 많다. 한약을 먹으면 살찐다든지, 머리가 하얗게 된다는 것은 애교 수준이다. 한약은 간 질환을 치료할 정도로 간에 좋은데도 불구하고 전혀 근거가 없이 간에 대해 걱정을 하는 오해를 수십년간 받아 왔다. 이제부터라도 진실을 잘 알고 내 몸의 건강을 향상하고 깊이 있는 치료를 받을 때 안심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랑한의원 원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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