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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노인 우울증 심각, 적극 대처해야

겨울철 일조량·활동부족으로 심화
한인 시니어 정신건강 사각지대
감추면 악화, 드러내고 치유해야 대화·운동·가족·전문가 도움 필요

미국 사회전반에 우울 등 정신건강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정부의 다양한 예방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한인 노인 정신건강은 사각지대에 있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영어가 불편하다 보니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잘 모르고 ‘정신질환은 부끄러운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도움 요청 조차 잘 안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심각한 우울증 또는 불안증세를 겪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한인 노인 수도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 노인 우울증 현주소와 대처법을 취재했다.

◇원인=노인 우울증은 은퇴 뒤 찾아오는 경제 및 삶의 목표 상실, 가족·친구와 사별, 만성통증, 투병과 같은 문제에서 비롯된다. 이외에도 한인사회 특유의 정서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및 심리 상담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녀가 부모를 봉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한인 시니어들의 경우 은퇴 뒤 자녀에게 정신적,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자녀와 함께 살아도 손자·손녀 및 가사를 돌보느라 자신만의 시간도 없고 친구를 사귈 수 없는 상황이거나 ▷경제적으로 힘든 자녀들이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받는 부모에게 의존해 살 때 생활고 및 피로감으로 인해 노인 우울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센터빌에 있는 포도원상담치료센터의 모니카 이 상담사는 “겨울철 일조량과 야외활동이 줄고, 친구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우울증이 더 심해지는 것을 본다”며 “사람들과의 대화가 단절되고, 자신이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느끼는 등 존재감이 떨어지면서 더 우울해진다. 교회 활동을 통해 죽음 이후 소망을 강화한 분들은 덜한데, 그렇지 않은 분들은 더 심한 우울감을 겪는다”라고 말했다. 특히 한인사회는 애도문화가 덜 발달돼있어 지인이 세상을 떠난 뒤 남아있는 사람이 우울감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상담사는 “고인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감정을 털어내야 하는데, 한인들은 돌아가신 분 얘기를 안 하는 문화가 있다”고 말했다.

◇대처는 미약=노인 우울증은 슬픔이나 절망감과 같은 감정 변화 이외에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 통증, 수면 장애, 운동 및 언어·기억력 감퇴 등과 같은 신체 증세로도 나타난다. 그러나 이런 우울증이 심각하게 일상생활을 위협해도 다수의 한인 시니어들은 ‘늙으면 당연하다’, ‘말해봤자 창피하다’며 외부의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울증이 장기화되고 심각해지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조만철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우울증을 앓는 노인들 중 일부는 병원 방문을 권유해도 한사코 거부하기도 한다”며 “이럴 땐 환자 가족이라도 전문의를 찾으면 환자 대처법과 치료기관 정보를 얻을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에린 김 사회복지사는 “우울증은 치매와 혼동되기도 하고, 치매를 일으키는 위험요소 중 하나이므로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처 방법은=규칙적인 운동과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운동을 하면 세로토닌, 도파민 등 기분을 좋게 만드는 신경전달물질이 뇌에서 분비돼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일주일에 3~4회는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게 좋다. 고립감은 우울증의 주범이기 때문에 가족, 지인과 대화하는 것부터 교회나 시니어센터 등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도록 노력해야 한다. 자원봉사도 큰 도움이 된다. 타인을 도와주면 행복을 느끼게 되기 때문. 수잔 정 전문의는 “억지로라도 봉사를 시작해 보라”며 “내 봉사를 통해 상대방이 유익을 얻는 것을 보면 그다음부터는 동기가 생겨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봉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와 상담도 필요하다. 모니카 이 포도원상담치료센터 상담사는 “건강보험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분들이 많다”며 “비용 걱정부터 하지 말고, 일단 센터에 문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워싱턴한인복지센터에서는 저소득 노인을 위한 정신건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조지영 복지센터 사무총장은 “한국어로 상담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비용 부담이 덜하다”라고 말했다.


심재훈·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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