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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 역사칼럼] 자유의 여신상


인간은 예로부터 높은 구조물을 세워 무언가를 기념하기 좋아한다. 그 무언가를 기념하는 대상은 종교, 국가, 단체, 특정 인물, 특정한 사건 등 무수히 많다. 고대 문명에서 가장 유명한 구조물은 바벨탑이다. 바벨탑으로 신에게 도전하다가 현재의 인류가 여러 다른 언어를 쓰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근대에 와서는 세계적으로 큰 도시에는 기념비적인 구조물이 많이 생겨났다. 미국에서도 기념비적인 높은 구조물이 더러 있다. 그중 가장 뚜렷이 드러나는 구조물이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이다.

자유의 여신상은 영어로는 ‘Statue of Liberty’라고 한다. 문자 그대로 번역하면 ‘자유의 동상’이지만, 동양 3국에서는 ‘여신’을 덤으로 붙여 신격화했다. 공식 명칭은 ‘Liberty Enlightening the World’이지만 ‘Statue of Liberty’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지금은 자유의 여신상이 미국을 상징하는 기념비적 구조물이 되었으나 그 시작은 프랑스에서 출발했다. 프랑스 왕정을 뒤엎고 일어난 1789년의 프랑스 대혁명에서 비롯되었다. 프랑스 왕정의 폭정에 시달리던 민중이 봉기를 일으켜 성공한 혁명이었다.

사실 프랑스 대혁명도 미국의 독립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아 일어난 사건이기도 하다. 영국 왕실의 압제에서 벗어나고자 일어난 미국의 독립 전쟁을 보고 프랑스의 대중이 봉기를 일으켰다는 말이 되겠다. 미국의 독립을 프랑스가 많이 도와준 정치적인 측면도 있고, 프랑스의 일반 대중이 미국의 독립을 높이 평가하는 측면도 있어서 프랑스는 미국의 독립을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미국이 독립한 지 100년이 다가오자 프랑스의 일부 인사들은 미국의 축하해주는 이벤트를 기획하였다. 그 중 라블라예(Laboulaye)라는 역사학자가 1865에 제안하여 모금이 이루어졌으며, 10년 후에는 드디어 그 작업을 바르톨디(Bartholdi)라는 조각가에게 맡겼다.

미국 독립 100주년인 1876년을 염두에 두고 1876년에 미국에 증정할 계획이었으나, 모금하는 데 의외로 시간이 10년이나 걸리는 바람에 그 일정에 맞추어 여신상의 제작을 맞출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전체적인 조각 작업은 바르톨디가 맡았고, 내부의 골격은 에펠탑을 세워서 유명한 에펠(Eiffel)이 맡아서 설계했다. 참고로 에펠탑은 1889년 완공되었다. 10년의 작업 기간을 거쳐서 여신상이 미국에 넘겨진 것은 1885년이었다.



구리판을 구부리고 두드려 만든 300개의 구리판을 미국으로 날라서 철 구조물을 세우고 그 구리판을 조각조각 맞추어 완성했다. 구리판 조각을 맞추어 붙이는 데만 4개월 이상이 걸렸다. 여신상을 세울 기단은 미국이 맡아서 하기로 했는데, 미국 측은 공사비로 쓸만한 기금이 없어서 쩔쩔매고 있는 것을 본 퓰리처(Pulitzer)라는 사람이 기금 모금 운동을 펼쳐 가까스로 돈을 마련한 사연도 있다. 퓰리처라는 사람은 지금도 유명 언론인을 뽑아서 매년 시상하는 ‘퓰리처 상’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구리로 만들어진 여신상은 현재는 푸른 빛을 띠고 있어 고상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처음 만들었을 때는 그야말로 누르스름한 구릿빛이었다. 공기 중에서 산화하는 구리의 특성상 은은한 푸른 빛을 띠게 되었다. 다만 1985년 수리 작업을 하면서 횃불 부분만 황금으로 도금하여 횃불만 황금색을 띠고 있다.

여신상을 7개의 뿔이 달린 왕관을 쓰고 있는데 미국의 자유와 평등이 7개 대륙을 퍼져나가는 것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왼손에는 ‘JULY IV MDCCLXXVI’라는 문구가 박힌 책을 들고 있는데 ‘JULY IV MDCCLXXVI’가 1776년 7월 4일이라는 뜻이므로 그 책은 독립선언문을 상징한다고 한다.

여신상을 받은 미국도 프랑스 대혁명 100주년을 맞아 프랑스에 선물을 주었는데, 자유의 여신상 복제품을 만들어 고마움을 표시했다. 다만, 여신상의 규모가 작다고 한다. 지금 파리의 세느 강변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이 바로 미국이 선물로 준 것이다. 자유의 여신상을 세워 자유와 평등을 나타내는 것도 좋지만, 자유와 평등을 실천하고 지켜나가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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