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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림받은 혼혈 한인…그 상처와 치유

영화 ‘블랙 코리아’ 이야기 반향 일으켜
애틀랜타 브론즈렌즈 영화제서 첫 상영



미군 출신 흑인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도망치듯 이혼한 한인 여성, 그리고 그 혼혈인 자녀에게 지워진 버려짐의 상처에 대한 단편영화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25분 길이의 ‘블랙코리아(Blackorea)’는 오는 22~26일 애틀랜타 매리어트마퀴 호텔에서 열리는 브론즈렌즈 영화제에서 애틀랜타 첫 상영을 앞두고 있다. 올 초 토론토흑인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이 영화는 애틀랜타에서 단편영화 부문 우승을 차지하면 내년 아카데미 영화제 출품자격을 얻게 된다.

블랙코리아는 작가이자 프로듀서로 영화에 참여한 패티 김 길(Patti Kim Gill)씨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그는 켄터키 포트 캠벨 육군기지에서 태어났지만, 한국과 독일의 미군 기지에서 성장했고, 13살 때 시카고로 이사했다.



영화는 한국인 어머니 ‘김영희(제니 강 연기)’가 13살 패티를 친할머니 집에 데려다 주고는 사라져버리는 장면을 중심으로 패티가 겪는 정체성 혼란과 버림받음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있다.

길씨는 자신의 성장 스토리에 대한 블로그를 시작했다가 6개월여만에 영화제작까지 하게됐다. 그는 “내 아이들이 내가 어머니에게 버림받았던 나이로 성장했고, 외할머니에 대해 부쩍 궁금해하기 시작하면서 나도 그때까지 외면했던 상처를 마주해야 했다”며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에게 이번 영화 제작은 성장과정에서 숨기고 삭혀야만 했었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길과 마찬가지로 한흑 혼혈인인 크리스틴 스완슨 감독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스완슨 감독은 “이 영화는 버림받음과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다. 반드시 한흑 혼혈인이 아니더라도, 이 사회에 팽배한 버려짐의 상처를 겪은 이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나 6살까지 한국말만 하며 한국 친척들 손에 길러졌다. 부모님의 갑작스런 이혼으로 디트로이트의 흑인 밀집지역으로 이사해 성장해야 했고, “나는 생존하기 위해 적자가 돼야 했고, 그때까지 알던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완전히 내려놓고 흑인으로 살아왔다. 정서적 갈등과 상처를 찬찬히 돌아볼 호사를 누리지 못했고, 이 영화 제작은 지금껏 애써 피했던 상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상영 일정: https://bronzelens.com


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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