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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결혼 집례…어떤 강제성도 없다”

조현범 기자
조현범 기자

[애틀랜타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5/05/26 15:35

PCUSA 애틀랜타 노회 페니 힐 목사 인터뷰

“목사들은 신앙적 양심에 어긋나는
결혼식 집례 요청을 거부할 수 있어”

“동성애자들은 억압받는 소수집단…
동성결혼 지지는 사회정의 문제”


미국 최대 장로교단인 PCUSA(미국장로교)는 지난 3월 총회에서 결혼의 정의를 ‘남자 한명과 여자 한명간’에서 ‘두 사람간’의 결합으로 교단 헌법을 개정했다. 동성결혼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동성결혼에 대한 미국사회 전반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고, 곧 있을 연방대법원의 판결도 결국 동성결혼을 전국적으로 합법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PCUSA의 결정은 여전히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한인 교회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 PCUSA 애틀랜타 노회를 관장하는 페니 힐 목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동성결혼을 둘러싼 교단의 입장을 상세히 밝혔다.

-교단의 동성결혼 인정이 개교회와 신자들에게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텐데.
“대부분의 교회들과 교인들은 아무런 변화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교단헌법 개정은 이전까지 금지됐던 동성결혼 집례를 허용하는 것일 뿐이며, 어떠한 강제성도 없다. 따라서 목사들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본인의 신앙적 양심에 어긋나는 결혼식일 경우 집례 요청을 거부할 수 있다. 또 교회의 당회(session)가 동성결혼식 불허 방침을 정하면, 교회건물 내에서 동성간 결혼식을 금지할 수 있다.”

-한인교계에서 동성결혼 이슈는 여전히 불편한 논제인데.
“우리 노회 소속 한인 목회자와 교인 대부분은 이민 1세이다. 대다수 한인 교회는 지금도 한국에서 목회자를 청빙한다. 따라서 사회문제에 대해 한국적 정서가 강하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 교회의 동성결혼 인정 문제는 수십년전 여성들의 목사안수 문제와 일맥상통한다. PCUSA는 60여년 전부터 여성 목사를 안수해왔다. 결국 1970년대 이 문제로 일부 교회들이 탈퇴해 PCA(Presbyterian Church in America)라는 교단을 새로 만들었다. 사실, 여성 목사 안수는 당시 분열의 표면적 명분이었을 뿐, 흑백 인종화합 정책에 대한 불만이 실질적인 탈퇴 이유였다. 이처럼 이전 세대의 경우 인종간 화합과 남녀평등이 문제였다면, 현 세대는 동성애자 권익 추구가 문제다. 동성애자들은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억압을 받는 소수집단이다. 결혼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동성애자들은 편견과 차별로 인해 억압을 받고 있다. PCUSA내 흑인 교회들이 동성결혼 인정을 적극 지지하는 것도 이를 사회정의 문제로 보기 때문이다.”

-대다수 한인 목회자들은 성경이 동성애를 명백한 죄로 규정한다고 본다.
“사람들은 성경에서 문자 그대로 받아들일 것과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구절을 입맛대로 골라 해석한다. 성경의 모든 내용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우리는 오늘도 죄인을 돌팔매질 해 죽이고, 노예제도를 시행하고 있을 것이다. 예수님은 동성애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으셨다. 하나님은 언제나 억압받는 자를 위해 말씀하시고, 가난한 이들의 편에 서계시며, 우리도 그처럼 약자를 위한 정의를 실현하길 기대하신다.”

-성경이 불변의 절대진리라면, PCUSA가 시대적 이슈에 대해 앞장서 변화하는 것은 세상문화를 따라가는 것 아닌가.
“PCUSA에서는 개혁주의 전통에 따라 성경을 통한 성경 해석을 중시한다. 세상 문화에 따라 성경을 해석하는 게 아니다. 한가지 주제에 대해 한두개 성경구절로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주제와 관련된 모든 구절을 찾아 공부하고, 원어의 어원과 뜻을 연구하고, 또한 서술 당시의 역사적 배경을 고려해 포괄적인 메시지를 찾아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한 예로, 성경은 노예제도를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상이 제도를 바꾼 것이고, 교회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자신의 생각과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과도 대화를 통해 성찰을 계속해야 신앙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타주 일부 소속교회들은 이 문제로 교단을 탈퇴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PCUSA 애틀랜타 노회는 한인 교회들을 정말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는 다양성을 추구하고, 다양함 속에서 모두의 삶이 더 풍요로워진다고 믿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아쉽다. 마치 1950년대 인종분리 시대처럼 흑인 교회들이 따로 교단을 만들고, 한인 교회들이 따로 교단을 만드는 것이다. 모두를 평등하게 창조하신 하나님이 이같은 현상을 좋게 보실지 모르겠다.”

-동성결혼 문제로 갈등하는 교회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은.
“동성결혼 문제는 기독교인으로서 고민해야 하는 수많은 이슈중 하나일 뿐이다. 교인들의 반발이 있다면, 교단 자체에 대해 같이 알아보는 게 좋겠다. 교단의 역사와 신앙, 사회문제들에 대한 입장 등을 포괄적으로 제시하고, 동성결혼 문제를 다시 바라보자. 이 문제가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할 만큼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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