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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현장에서 나의 노래가 들렸으면…”

작곡가 김재훈씨의 ‘나의 삶, 나의 이야기’

어린 시절 대중가수가 꿈…애틀랜타로 이민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열정이 다시 타오르고
창작곡 10곡 수록한 예배음악 앨범 첫 발매

애틀랜타에 사는 작곡가 김재훈 씨가 예배음악 앨범 ‘프로클레임 Vol 1. 예수’를 발매했다.
한국 교회에서 ‘예배음악’은 콘서트보다는 예배와 어울리는 음악적 스타일을 일컫는다. 가수의 가창력을 빛내주기보다 회중이 따라부를 수 있는 음악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김 씨는 예배음악이야말로 “기독교의 대중음악”이라고 생각한다. 리듬과 멜로디는 편안하고, 가사는 쉽게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널리 불리는 곡들은 “음악이 좋아서 사람들이 따라 부르는 게 아니라, 따라 부를 수 있는 곡들이 뜨는 것”이라는 게 김 씨의 생각이다.
김재훈 씨는 어려서 대중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 때문에” 꿈을 접어야 했다. 40대 후반이 되어 발매한 이번 음반이 “30년을 연마시킨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이자 “예배 찬양을 위해 헌신하라는 소명”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김 씨는 김광석, 김현철 같은 통기타 가수를 동경하는 소년이었다. 학교 선배 덕분에 고등학생 시절 밴드 ‘여행스케치’의 공연에서 기타 연주를 맡거나 우상과도 같았던 유명 가수들과 음악적으로 교류할 기회도 있었다. 굴지의 음반 기획사에 픽업되어 실력 있는 프로듀서의 지도 아래 자신만의 무대에 설 날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서태지와 아이들’은 한국 가요계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선배들처럼 악보종이와 기타 줄에 익숙하던 김 씨는 키보드와 MIDI가 지배하게 된 음악 시장에서 데뷔도 하기 전에 철 지난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방황하던 그에게 CCM(현대 기독음악) 전문 기획사 예문기획에서 주최한 ‘작은찬양대회’는 가수 데뷔의 발판이 되었다. 앨범 제작을 우승 상으로 걸었던 이 대회에서 동상에 머물렀지만, 다른 입상자들과 달리 이미 10여 곡의 자작곡을 갖고 있던 그는 ‘내 삶의 고백’이라는 CCM 앨범을 발매할 수 있었다.
얼마 뒤 애틀랜타로 이민을 와서는 치기공 업체를 운영하며 다른 이민자들처럼 바쁘게 살아왔지만, 김 씨는 손에서 음악을 놓지 않았다. 짬이 생길 때마다 노래를 만들어왔던 그는 한국에서 같이 활동했던 지승진 백석대학교 기독 실용음악 교수와 지난해 20여 년 만에 연락이 닿았고, 음악을 향한 열정이 다시 타올랐다.
그는 “써 놓았던 곡들을 한국에서 찬양 사역하는 후배들에게 그냥 주려고 했는데, 음악을 들어본 지 교수가 작곡 집으로 한번 내 볼 것을 권했다”며 “그때 마침 노안이 오는 것을 처음 느껴서, 조금이라도 머리가 돌아갈 때 음반을 내야겠다는 생각에 서둘러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예전에 써놨던 20여 곡을 보내고 1주일에 한 곡 정도를 새로 써서 보냈다. 결과적으로 총 음반에 수록된 10곡 중 9곡은 이번에 새로 쓴 음악이었다.
가수 나얼의 보컬을 지도한 것으로도 잘 알려진 지 교수가 주도해서 작업을 진행하자, 기독 음악계의 실력자들이 모였다. 기독교 음악 사역 단체 ‘어노인팅’의 강동균 목사가 앨범 전체의 보컬을 이끌었고, 신승희, 김은현, 이지은같이 이름난 가수들이 참여했다.
총 10곡의 창작곡이 수록된 이 앨범은 ‘프로클레임’(Proclaim)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 앨범으로 만들어졌다. 밴드나 팀이 결성된 것이 아니라 이번 음악 작업을 위해 음악가들이 모였고, 작업이 끝나면서 자연스럽게 다음을 기약하고 해체됐다.
김 씨는 “대중음악 가수를 꿈꾸고 트레이닝하면서 사람들이 뭘 원하는지를 찾는 듣는 귀를 얻게 된 것 같다. 이 순간을 위한 하나님의 도움이 계획되어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앨범이 판매되어 수익금을 내 다음 앨범을 제작할 수 있는 것 또한 중요하지만, 워십(worship)의 본질대로 예배 현장에서 널리 불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앨범 ‘예수’는 한국에서 26일 공식 발매되어 멜론이나 엠넷 같은 음원 사이트들에서 들을 수 있고, 미국에서는 애플 뮤직에서 사거나 스트리밍할 수 있다.


조현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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