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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한인회장 경선 무산

‘졸속 출마’ ·‘부실 추천서’에 발목잡힌 후보 등록
“강화된 추천인 기준…미달률 40% 고려했어야”
선관위 “공탁금 3만불, 34대 한인회로 넘길 것”
홍성구씨 “양측 입회 재검토…공탁금 돌려달라”

차기 애틀랜타 한인회장 경선이 무산된 배경에는 사실상 주말을 낀 마감일을 불과 3일 앞두고 졸속으로 추진된 추천인 명부가 큰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임기가 시작되는 제34대 한인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어영갑)에 따르면 홍성구 미주한인문화재단 사무총장이 1일 저녁 한인회장 후보 자격을 상실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으로 다양한 결격사유를 담은 부실한 ‘추천인 서명서’가 꼽혔다.

홍성구 후보 측이 모집, 마감 직전 제출한 추천서 중에는 타인에 의해 대필한 의혹이 짙은 추천서부터, 연령에 맞지 않는 글씨체, 동일한 글씨체로 기재된 수십장의 추천서, 단순히 연락처 또는 주소가 없는 부실기재 추천서 등이 포함돼 있었다고 선관위는 밝혔다.

또 지난달 29일 출마를 공식화한 홍 후보 측이 시간에 쫓겨 강화된 추천인 규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것도 한 원인으로 지적됐다. 김기수 선관위 부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는 두 후보 모두에게서 약 40%의 미달률이 발견됐다”고 했다. 분석에 참여한 복수의 선관위 관계자는 “대리 또는 가짜 서명한 의혹은 심각한 사유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실제 지난달 29일 서류를 접수한 김윤철 후보는 270명 중 1차로 약 200명분을 개략적으로 검토한 결과 134명의 추천인만 인정됐다. 나머지 재검토를 통해서도 173명에 그쳤다. 김 후보는 마감일인 1일 이른 오후 추가 추천인 명부를 제출해 전체 누적집계 추천인 430명 중 가까스로 203명을 인정받았다. 선관위는 “200인이 넘자 추려진 추천인에 대해 다시 재검토를 거쳤다”며 “재검토 시 200인 이하가 될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홍성구 후보는 마감 시각을 한 시간 앞둔 이날 오후 5시쯤 추천서를 포함한 서류를 제출하고 후보자 등록을 마쳤지만 김 후보와 비슷한 미달률 탓에 결과적으로 발목이 잡힌 셈이 됐다. 최종 검토 결과 홍 후보는 290명 중 150명만 인정됐다.

1일 오후 홍성구 후보(왼쪽)와 김윤철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1일 오후 홍성구 후보(왼쪽)와 김윤철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앞서 선관위는 지난 7월 26일 기자회견에서 ‘추천인 명부’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자리에는 홍 후보도 뉴스앤포스트 기자로서 참석해 취재했다.

당시 홍 후보는 기자로서 “추천인이 몇 명”인지 질문했고 어영갑 위원장은 “200명 이상 유권자의 추천서가 필요하다. 유권자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고 타주를 보면 후보자들이 20명분, 100명 분씩 가져와서 그날 등록하고 추천받곤 했는데 이 이상 더 들어가면 무효다. 철저하게 할 예정”이라고 강화된 기준을 전달했다.

또 홍 후보는 연이어 “최근 3년”의 기준에 대해서도 물었다. 어 위원장은 “오늘 기준으로 이전 3년간 (한인회비를) 낸 사람을 말한다”고 대답했다. 이와 관련 김기수 부위원장은 “공탁금과 서류반환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서약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홍 후보 측은 서약서를 냈다.

선관위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자격을 상실한 홍 후보 측이 낸 공탁금 3만 달러를 내년에 출범하는 제34대 한인회에 이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기수 부위원장은 “이날 서류 접수 이후 연방수사국(FBI) 신원조회서를 제외한 다른 제출품에 대해서는 일체 반환하지 않는다고 홍 후보에게 고지했고 홍 후보의 동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이날 오후 5시쯤 한인회관에 도착, 후보자 등록서류를 전달하고 선관위로부터 접수증을 수령하는 과정에서 6개 언론사 기자들과 김윤철 후보 및 선거참모진, 한인회 임원진 앞에서 선관위의 ‘반환 불가’ 관련 규정에 공개 동의했다.

서류 접수에 앞서 홍 후보는 “FBI 신원조회서를 신청했지만, 실제 발부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접수 필증으로 대신해달라고 요청, 다소 마찰이 있었다. 그러나 어영갑 선관위장이 “발부된 서류를 접수하기까지 1주일의 시간을 주겠다”고 결정함에 따라 FBI 서류 미비 건을 둘러싼 논란은 수면 아래로 일단 가라앉았다. 홍씨는 이 점을 선관위가 명확히 하지 않으면 공탁금을 포함한 서류를 제출하지 않는 방안도 한때 검토하기도 했다.

홍성구씨는 2일 둘루스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접수 서류를 검증한 뒤 등록필증을 줘야 한다”며 “김 후보는 서류를 먼저 개봉하고 추천서가 모자라니 더 모아오라고 미리 연락해준 것은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또 ▶상대 후보만 한인회비 납부자 명단을 가졌다는 의혹 ▶후보자에게 실격 사유 통보 없는 결과 발표 ▶후보자 자격 실격 시 공탁금 반환 ▶등록일 연기 또는 두 신청인 모두 후보로 인정 등의 요구사항을 공개했다.

이날 선관위의 김윤철 단독 후보 확정으로 한때나마 기대감을 모았던 김윤철-홍성구 후보 간 경선을 통한 한인사회의 관심 모으기는 수포가 됐다.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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