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한인회관 매각
고정지출 월 1만불·인건비 못 줘
비 새는 지붕 수리비 ‘50만불’
김윤철 씨 “매각 않겠다” 했지만
관리 대안없이 버티기엔 한계
3일 소식통에 따르면 한인회는 고정지출 비용을 줄이고 흑자 재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회관 매각이 불가피하다며 ‘매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인회에 따르면 전기세·보험료 등 공과금을 포함한 월 고정 지출비는 1만1000달러 정도. 여기에는 사무장과 관리부장 등 인건비도 포함된다. 현재 인건비는 3개월째 밀려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한인회 내부에서는 ‘매각 외에 대안이 없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김일홍 회장은 이사회에서 “고정비용으로 한 달에 1만-1만2000달러의 가스, 전기세, 보험료 등이 나가 한인회 재정이 어려운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사진의 질의가 이어지자 “곧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김 회장은 답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비가 새는 지붕 수리를 위해 찾아온 건설 인력이 인스펙션 자체를 거절한 사실이 새로 확인됐다. 위험 요소가 많아 지붕 붕괴 시 책임 소재를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붕 수리비에만 최소 50만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인회 바깥에서는 매각을 둘러싼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노크로스 한인회관 매입을 주도한 인사들은 강하게 반대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한인회관의 상징성을 포기할 수 없다”며 다양한 ‘매각 불가’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반면, “적자 재정이 계속되면 차기 한인회에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매각을 묵인 또는 적극 권유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전 한인회 임원은 “고정비를 줄이지 않으면 파산에 이르는 것은 상식”이라며 “고정비는커녕 손 쓸 수조차 없는 비용을 과연 누가 감당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한인회관 매각 분위기는 차기 한인회장 선거와는 다른 차원에서 부각되고 있다.
김윤철 당선인과 한때나마 대항마로 거론됐던 홍성구씨는 “매각 불가”라는 공통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경선 가능성이 제기된 지난주 홍씨는 “매각설이 나오는 것은 문제”라며 상대 후보를 꼬집었고, 김 당선인은 “음해성 루머에 강력 대응하겠다”며 “절대 안 팔겠다”는 입장을 천명했었다.
그러나 적자재정이라는 현실 앞에서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현실론도 무게를 얻고 있다. 한인회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현 (33대) 한인회가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차기 한인회가 막대한 재정부담을 떠안을 것이 자명하다”며 “차라리 매각설을 공론화해 다음 한인회의 부담을 털어주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회 관계자도 “곳곳에 누수가 생기고 떨어져나간 외벽과 앞마당이 흉측하다 못해 회관을 이용하는 한인들에게 위험요소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인회 사정을 잘 아는 또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3월 회관 건너편 빅토리 월드 교회 측이 비공식적으로 매입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300만달러 정도의 가격이 제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허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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