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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시카고중앙일보 휴간에 부쳐

신문사가 문을 닫으면 책상과 전화기와 사람만 남는다는 말을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979년 창간 이후 39년이 지난 지금 책상 위에는 컴퓨터와 전화, 사람이 남았습니다. 직원들에게 물었습니다. 시카고에서 39년 이상 산 사람 있느냐고.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39년이란 세월이 결코 짧지 않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시카고중앙일보는 시카고, 중서부 한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동반자로서, 때론 친구처럼 희로애락을 함께 해왔습니다. 1970년대와 80년대 어빙팍에서 90년대 켓지, 2000년대 들어 현재의 엘크그로브 빌리지까지 오면서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지난 1만2000여 일간의 여정을 오늘 접으려 합니다. 이제 그 여정을 시카고 언론사의 한 장으로 남기고 여러분 곁을 떠납니다.

미디어 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도 저희는 한인사회의 크고 작은 소식들, 미국 주류 사회의 흐름과 급변하는 뉴스를 신속하게 전달하고 논평을 통해 언론창달과 정보전달이라는 언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그런 노력이 가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전적으로 독자와 광고주 여러분 덕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랑과 후원에 보답하지 못하고 여기서 불쑥 접게 된 점 널리 해량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령화 사회의 문제점과 언론의 역할, 한인 비즈니스의 업종 전환과 새로운 활로 모색, 2세, 3세들의 정체성 확립과 한인사회의 비전 등 언론으로서 짚어 보고자 했던 굵직한 이슈들도 미완의 과제로 남길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휴간 안내 사고가 나가자 수많은 분들이 연락을 해주셨습니다. 놀라움과 걱정, 위로, 격려…그리고, 많은 분들이 고마움을 표시해주셨습니다. ‘중앙일보가 있어 외롭지 않았다’고. ‘중앙일보가 있어 이민생활의 고달픔을 이길 수 있었다’ 고.

독자와 광고주, 그리고, 시카고 중서부 한인 여러분,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 드립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 했습니다. 비록 시카고중앙일보가 오늘은 여러분 곁을 떠나지만 저희는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그 동안 감사했습니다.

고맙습니다.



2018년 4월 13일
시카고중앙일보 공완섭 대표 외 임직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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