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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 목사의 이민과 기독교] 새 책을 고르는 기쁨

신학교 도서관에 새 책을 구입해 달라고 신청했습니다. 새 학기를 준비할 때마다 교육에 관련된 도서 구입을 신청하는데, 이번에도 한글로 된 책들 제목을 전했습니다. 요즈음은 한글로 된 자료도 제품번호만 정확하면 인터넷으로 어렵지 않게 구하는 모양입니다.

몇 권 되지 않지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게 됩니다. 유명한 책이지만 수업과 연구에 꼭 필요한 책이 아닌 경우도 있고, 한국에서는 사랑 받는 책이라도 미국 신학교에 어울리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인들이나 유학생에게 유용한 한글 책을 찾는 일이 홍수 속에 마실 찾는 것처럼 만만치 않은 작업이네요. 그래도 함께 나누어 읽을 상상이 이 일을 즐겁게 만듭니다.

새로 신청한 책 중에 “교회론”이란 신간은 좀 두꺼운 책입니다. 한국의 신학자들의 글을 모아서 엮은 이론서입니다. 교회론은 “교회가 무엇인가” 그리고 “무엇을 하는 모임인가”를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신약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 교수님들이 전문분야 대로 중요한 교회에 대한 이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실은 이 책은 지난 학기에 수업 중에 함께 고민하던 목사님들을 위한 책입니다. 한인교회는 새롭게 생기는 교회도 많고, 연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교회의 중요한 결정과 선교도 교회마다 다릅니다. 이민 교회라서 경험하는 어려움도 끊이지 않구요. 그럴 때마다 우리가 지켜야 할 원칙이 중요하고, 함께 꿈꾸는 교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을 느낍니다. 그러다 발견한 이 책은 “어떤 교회를 이룰 것인가”에 대한 좋은 안내서입니다.



다른 책 중에 “미국 복음주의 역사”는 번역서입니다. 미국 교수님이 쓰신 책을 한국어로 옮겼는데, 다시 이 곳에서 중요한 교과서로 사용하네요. 제목 그대로 미국 건국 이전부터 현재까지 복음주의 운동이 미국교회 안에서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시대별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쉬운 문체에 얇은 책이라 더 매력적입니다.

목사님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점점 분명히 느끼는 점이 있습니다. 미국에 사는 한인들이 모인 우리 교회들을 위해서 미국과 미국교회에 대해서도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미국 교회의 역사를 이해할수록 우리의 모습도 더 잘 보이고, 미국 사회를 살필수록 우리의 사명이 분명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 복음주의 역사”는 우리를 비추어 보는 거울처럼, 바른 길을 찾기 위한 지도처럼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그 외에도 열 댓 권 있기는 합니다만, 진짜 어려운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한국교회를 위한 좋은 책도 많고 미국 기독교에 대한 훌륭한 서적들은 더 많습니다. 그런데 정작 한인교회와 이민교회를 위한 연구물은 정말 찾기 어렵습니다. 한인교회는 그 수도 작고, 책을 읽을 독자도 많지 않은 시장의 원리일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 하지 않을까요? 한국과 미국의 자료를 기둥 삼아 우리가 스스로 지붕을 올리고 벽을 세워 나가는 일이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할까요? 시장은 작지만, 한인교회의 고민과 연구는 어쩌면 한국교회와 미국교회를 위한 실험실이 되고, 새로운 거울과 지도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도서관 계단을 오를 때마다 퀘퀘한 냄새가 납니다. 100년도 넘은 오래된 책들에서 나는 냄새가 이젠 익숙하다 못해 정겹습니다. 많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선뜻 한국책들을 구입해 주는 마음이 고맙습니다. 그 도서관에서 한국과 미국의 자료를 더해 이민교회를 위한 새로운 꿈들을 만들어낼 새 학기에 대한 기대도 커져갑니다. [교회사 박사, McCormick Seminary]


김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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